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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손정의 Pick 비전'에 합류한 야놀자, 미래는?

중앙일보

입력

야놀자는 기술기업으로 비즈니스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사진 야놀자]

야놀자는 기술기업으로 비즈니스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사진 야놀자]

한국 1등 말고, 글로벌 1등.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2조원을 투자한 야놀자의 새로운 비전이다. 야놀자가 그리는 미래에 뭐가 있기에 '손 회장 픽(pick)'이 됐을까.

무슨 일이야

야놀자는 지난 15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추정 기업가치는 8조~9조원. 2019년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부터 1억8000만 달러(약 2100억원)를 투자 받을 당시(1조원)보다 몸값이 8배 이상 뛰었다.

이게 왜 중요해  

손정의 회장, 아무 회사나 투자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비전 캐피털리스트(비전 투자자)로 정의할 만큼, 될성 부른 기술기업의 떡잎을 빨리 알아보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성장시키는 데 능하다. 과거 알리바바가 그랬고 최근엔 쿠팡이 그랬다. 손 회장이 투자했다는 ‘호텔·모텔 예약 앱’ 정도로 알려졌던 야놀자가 글로벌 기술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

2005년 창업 후 국내 시장 1위 여가 플랫폼에 오른 야놀자로선 든든한 글로벌 우군이 생긴 셈이다. 투자금도 손 회장이 투자한 국내 기업 중 쿠팡(약 3조3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야놀자가 단순히 숙소 예약 플랫폼이 아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손정의 회장이 꿰뚫어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놀자 누적 투자 유치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야놀자 누적 투자 유치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야놀자의 빅픽쳐 셋

① 여행앱? NO, 놀거리 슈퍼앱? Yes
야놀자는 놀거리 관련 슈퍼 앱을 지향한다. 초기엔 국내 숙박 예약만 가능했지만 6년 사이 레저ㆍ항공ㆍ철도ㆍ렌터카ㆍ맛집ㆍ해외숙소 등을 추가하면서 영역을 확장해왔다. 월간 순방문자 수(MAU)는 380만명 안팎. 앞으로도 놀거리 관련한 모든 걸 야놀자 앱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기능을 추가해 나갈 계획.

② 체크인 따로, 조식 따로 호텔 서비스 디지털로 연결
야놀자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B2B(기업간 거래)다. 야놀자는 2017년부터 호텔ㆍ레저시설ㆍ레스토랑 등 여가산업에 적용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SaaSㆍ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2019년엔 호텔 자산 관리 프로그램(PMS) 회사인 가람, 시리얼, 인도 테크노시스를 줄줄이 인수하며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현재 전 세계 170여 개국 3만 개 이상 호텔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1위인 오라클(4만2000개)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 지난해 코로나19로 여행업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매출 1920억원에 영업이익 161억으로 흑자 전환한 것도 이 덕분이다.

야놀자는 PMS 등 관련 기술을 모아 고도화시킨 와이플럭스 서비스를 올해 말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단절돼 있던 예약과 객실관리 등 모든 호텔 운영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게 특징. 예컨대, 호텔에서 조식을 먹을 때 식당에 방번호를 불러주지 않아도 QR코드를 찍으면 체크인 정보가 연동돼 바로 입장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또 현재는 일일이 방 앞에 '청소 요청' 등이 켜졌는지 호텔에서 확인해야하지만 와이플럭스를 적용하면 호텔 시스템과 연동돼 직원에게 자동으로 요청이 전달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셀프 체크인하는 키오스크 등 일부 서비스만 출시 돼 있는데 올해 말 전체 서비스를 글로벌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놀자가 인수한 기업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야놀자가 인수한 기업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③ 야놀자 ”우린 기술 기업“
야놀자는 최근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을 기술로 옮기고 있다. 지금도 전체 1500명 직원 중 연구개발(R&D) 담당이 40% 이상이지만 이를 더 늘릴 계획. 올 하반기에만 300명 이상의 R&D 담당 직원을 추가 채용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체 임직원의 70%를 R&D 인력으로 구성하려 한다. 지난 달 야놀자 클라우드 법인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

앞으로는?

야놀자는 이번 투자금을 기술개발 및 디지털 전환에 쓸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자동화 솔루션,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 등을 고도화하겠다고. 업계 안팎에선 비전펀드 투자를 받은 만큼 수년내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시점은 2023년 이후로 꼽는 편이나, 언제가 됐든 야놀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성을 입증해 내야 해외 상장은 가능하다. 손정의 픽 이전보다 그 이후가 야놀자로선 더 중요한 이유. 창업자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초연결시키겠다”며 “여행 슈퍼앱으로서 변화를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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