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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상승세? 이재명 우위 지속? 널뛰는 여론조사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1강 체제 지속이냐, 1·2위 싸움 재개냐. 본경선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경쟁의 최대 화두다. 올 초 이후 선두를 지켜온 이재명 경기지사를 뒤쫓는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이 일부 조사에서 회복세를 보이면서다. 이 전 대표 캠프에서는 “대역전의 시작”(최인호 민주당 의원)이라며 들뜬 분위기가 역력하다. ‘7말 8초 골든크로스(지지율 교차)’가 있을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김종인 "이낙연이 역전하긴 어려울 것"

하지만 이 지사 측도 아직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낙연 후보 본인 기준으로 하면 (지지율이) 많이 개선됐다. (한때) 40% 기록하지 않았나”라면서도 “5년 전 대선 경선 때 나도 똑같은 걸 겪었다. 오버하다가 순간적으로 지지율이 꺾였다”고 말했다. 그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할 일을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림)이다. 결과에 연연해봐야 마음만 아프다”고 덧붙였다.

두 캠프가 각각 '수성'과 '역전'을 말하는 건 여론조사마다 1·2위 간 격차가 제각각인 데서 기인한다. 15일 두 방송사가 나란히 발표한 조사에서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SBS·넥스트리서치는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체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25.1%, 윤석열 24.5%, 이낙연 12%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표가 여전히 이 지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SBS 뉴스 캡처

SBS 뉴스 캡처

반면 MBN·매일경제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이 전 대표는 25.5%로 31.9%인 이 지사를 크게 따라잡았다. 2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이 지사는 2.1%포인트(p) 하락, 이 전 대표는 12%p 상승해 두 사람 간 격차가 2주 만에 14.2%p(20.5%p→6.3%p) 줄어들었다.

자동응답이냐, 조사원 면접이냐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조사 방식의 차이를 꼽는다. ARS 자동응답 방식이냐, 전화 면접 설문 방식이냐가 특정 후보에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기계음을 듣고 응답하는 ARS의 경우 정치 고관여자(정치에 관심은 많은 이들)와 고령층 참여도가 높게 나타나 보수·남성 응답 비율이 덩달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치 고관여자 중에서도 ‘매우 보수’ 또는 ‘매우 진보’에 해당하는 이들이 ARS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했다.

반면 전화 면접 조사에는 정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이들의 응답률이 올라간다고 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2천36명에게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직전인 6월 21-22일 조사 때보다 4.5%포인트 떨어진 27.8%, 이재명 경기지사는 3.6%포인트 오른 26.4%로 각각 집계됐다. 연합뉴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2천36명에게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직전인 6월 21-22일 조사 때보다 4.5%포인트 떨어진 27.8%, 이재명 경기지사는 3.6%포인트 오른 26.4%로 각각 집계됐다. 연합뉴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현직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특히 친문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ARS 응답자를 확보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최근 ARS 방식 조사였던 윈지컨설팅·오마이뉴스(10~11일), 리얼미터·오마이뉴스(12~13일) 조사에서 이 전 대표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비슷한 기간(12~14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전화 면접 방식을 쓴 7월 둘째 주 NBS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이 전 대표 상승폭이 작았다.

여권 내 반사효과…역전 과연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내 경쟁에서 선전하는 반면, 여야 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합 조사에선 추격세가 약하다. 이 지사에 반감을 가진 중도 성향의 ‘부동층’들이 여야 대선주자 전체 대상 조사 때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후보를 선택하고, 야권 주자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차선으로 이 전 대표를 고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전 대표가 경선 준비 과정에서 ‘반(反) 이재명’ 반사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역전을 노릴 정도의 ‘퀀텀 점프(도약)’를 하려면 확실한 본선 경쟁력이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까지 과정은 이재명 후보가 일방적으로 갈 거라고 상상을 했다가 이재명과 이낙연 사이가 굉장히 격렬하게 붙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 전 대표가) 역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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