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주일 전인데 文 '도쿄행' 미정…"日 변화 없이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6 15:22

도쿄올림픽 개막을 7일 앞둔 16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여부는 미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ㆍ일 정상회담이 개최돼야 하고, 회담의 실질적 성과가 있어야 문 대통령이 일본에 갈 수 있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가 있지만, 마지막까지 일본의 전향적 입장을 기다린 뒤 최종 판단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제 조율과 경호 문제 등을 감안하며 이번 주말까지는 양국간 협상이 끝나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미 조건을 대폭 낮춘 상태다.

당초 정부는 위안부ㆍ강제 징용 노동자 문제 등 과거사,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 등을 정상회담에서 해결해야 할 3대 의제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자 사실상 수출규제 문제만 논의될 경우 방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한다.

만약 일본이 이에 응할 경우 한국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나 불안정한 상태인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정상화를 반대급부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2020도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16일 시민들이 도쿄 신주쿠구 도쿄올림픽스타디움 앞을 지나고 있다. 지난 1964년 개최된 도쿄올림픽의 주 경기장을 재건축한 이곳에서는 23일 개막식과 다음달 8일의 폐막식, 육상 등의 종목이 열린다. 2021.07.16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Z

2020도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16일 시민들이 도쿄 신주쿠구 도쿄올림픽스타디움 앞을 지나고 있다. 지난 1964년 개최된 도쿄올림픽의 주 경기장을 재건축한 이곳에서는 23일 개막식과 다음달 8일의 폐막식, 육상 등의 종목이 열린다. 2021.07.16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Z

정부 관계자는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거사 문제를 제외하고, 한ㆍ일 정부가 상대적으로 풀기 쉬운 문제만을 제시해 회담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며 “한ㆍ일 관계를 일본의 수출 규제 이전인 2019년 7월 이전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는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사실상의 최후통첩에 대해서도 1주일 넘게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질적 성과가 있어야 방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원칙을 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만약 아무 성과 없이 인사만 하고 돌아오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역풍이 일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에서는 현 상황에서 방일이 이뤄질 경우에 대한 국민 여론의 동향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주말까지 일본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무리한 일본행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관측이 적지 않다.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인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일본의 공공시설에 소녀상이 전시된 것은 2019년 8~10월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 이어 1년 8개월여만이다.   일본 우익 세력 등이 소녀상 설치를 세계 각지에서 방해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어렵게 전시회가 개막했다. 연합뉴스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인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일본의 공공시설에 소녀상이 전시된 것은 2019년 8~10월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 이어 1년 8개월여만이다. 일본 우익 세력 등이 소녀상 설치를 세계 각지에서 방해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어렵게 전시회가 개막했다. 연합뉴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에 맞춰 방일한다면 외교상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한국 정부가 내건 정상회담의 조건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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