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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이 돌아오지 않아 가족 식사 마련에 애 먹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울산대병원 특수(음압) 중환자실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간호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울산대병원 특수(음압) 중환자실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간호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1

서울 S병원K간호사는 지난 2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됐다. 그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에게 옮겨 2차 피해를 줄까 봐 불안했다. 완치 후에도 후각이 돌아오지 않아 가족 식사를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다. 심적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그는 “병동 입원 환자 중에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더 안전하게 간호하려고 했지만 어쩔수 없었다”고 말한다.

코로나 진료하다 감염된 간호사의 고충 #1~6월 의료진 291명 감염,간호사 65% #지난해 한해 감염자 이미 추월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되는 의료인이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특히 간호사는 하루 1명꼴로 감염되고 있다.

16일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연숙 의원(국민의당)이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를 분석했다. 올해 1~6월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에 확진된 의료인은 모두 291명이다. 지난해 한 해 감염자(274명)를 이미 넘었다. 간호사가 188명(64.6%)으로 가장 많다. 의사 67명(23%), 치과의사 25명(8.6%), 한의사 11명(3.8%)이다.

올해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된 164명의 절반 이상이 확진자와 접촉하다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에 감염된 간호사가 가장 많은 이유는 방역이나 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업무의 특수성 때문”이라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간호사가 쓰러지면 방역 체계가 무너진다”며 “선별진료소와 코로나 병동 간호사를 크게 늘려 근무 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방호복을 입고 일하면 두 배 이상 힘들다. 간호사 배치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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