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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운드리 지각변동? 인텔, 세계4위 '34조' 인수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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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 글로벌파운드리]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 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세계 1위 달성을 선언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4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매각설이 휩싸이면서다. 다만 피인수 기업으로 지목된 글로벌파운드리 측은 이 같은 매각 논의를 부인했다.

WSJ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 #부인했지만 ‘다른 루트로 협상설’ 제기 #2030 세계 1위 선언한 삼성은 ‘안갯속’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종합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이 익명의 정보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다. 거래 규모가 300억 달러(약 34조3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보도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TSMC(대만), 삼성전자, UMC(대만)에 이어 세계 4위 파운드리 기업이다. 시장점유율은 7% 수준이다.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 트렌드포스]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 트렌드포스]

글로벌파운드리는 매각설 부인 

하지만 피인수설이 불거진 글로벌파운드리는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글로벌파운드리 측은 “인텔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익명의 정보원은 WSJ과 인터뷰에서 “글로벌파운드리가 직접 매각 협상에 나선 것 같지는 않다”며 M&A설의 여지를 남겼다.

반면 이번 매각설이 오보라는 주장도 있다. 글로벌파운드리가 매각 대신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파운드리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며 “기업 가치가 200억 달러(약 22조원)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파운드리의 대주주다.

이번 M&A설은 파운드리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946억 달러(약 106조7000억원)로 지난해 대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벌써부터 ‘파운드리 지각 변동’ 전망도  

시장에서는 향후 파운드리 업계의 지각 변동을 전망하기도 한다.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앞다퉈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TSMC는 오는 2023년까지 설비와 연구개발(R&D)에 1000억 달러(112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설정하고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엔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텔은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후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월엔 200억 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글로벌파운드리 역시 4억 달러(1조6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성사되면 2위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구도로 바뀐다. 시장점유율 16~18%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는 삼성으로선 상당한 압박을 받는 셈이다.

익명을 원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TSMC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시장 구도가 안갯속으로 향하는 듯하다”며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구체적인 미국 신규 투자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리더십 확보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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