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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고’ 겪는 북 90년대 '고난의 행군' 재현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연이은 태풍과 홍수로 식량난을 겪었던 북한이 폭염 피해를 경계하고 나섰다.

북한이 16일 "폭염에 의한 피해를 철저히 막기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 관계자들이 벽면에 설치된 날씨자료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북한이 16일 "폭염에 의한 피해를 철저히 막기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 관계자들이 벽면에 설치된 날씨자료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북한 노동신문은 16일 “폭염 피해를 막는 것은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며, 당 대회(1월, 8차 당 대회) 결정 관철전의 성과를 위해 중요한 정치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식수와 양어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신문은 “각급 당 조직에서는 다음 주 더 강한 폭염이 우리나라(북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는 것을 빠짐없이 알려주고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 조직 사업을 짜고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풍수해 겪은 북, 올해는 폭염 '비상' #7월초 수해 대비에서 폭염 대책 강구로 전환 #제재, 코로나 19 여전해 외부수혈 어려움

북한은 지난해 곡창지대인 황해도 등지에서 풍수해를 겪으며 식량 생산량이 대폭 줄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15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난을 언급하며 군량미 방출로 추정되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런데 지난 2일 시작된 장마가 일주일도 안 돼 끝나고, 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며 제방 점검 등 수해 대비에 나섰던 북한이 폭염 대책 수립으로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폭염이 가뭄으로 이어질 경우 북한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 ‘외부수혈’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1년 6개월이 넘도록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닫고 있다”며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코로나 19로 국경개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연재해는 북한의 식량 수급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풍수해는 해당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지만, 가뭄은 북한 지역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내부 자원이 부족한 북한이 1990년대 후반 겪었던 고난의 행군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 중후반 외화난, 에너지난 등을 겪고 있던 북한 지역에 홍수와 냉해, 가뭄 등이 이어지며 수 십만 명의 아사자를 낳은 경제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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