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댄스도 장비빨…드레스 아무리 싸도 200만원

중앙일보

입력 2021.07.16 07:00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59)

댄스스포츠를 즐기는 데 필요한 것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 개강 첫날 어떻게 입고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모르니까 평상복으로 그냥 가 보는 것이다. 댄스 강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평상복 차림이다. 그런데 한두 번 강습이 진행되면서 사람들 옷이 변하기 시작한다. 눈치로 또는 물어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알아서 변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오면서 일할 때 입는 정장 차림이 많다. 요즘은 정장 차림보다 청바지 등 캐주얼 복장이 많아졌다. 여성이 남성보다 의상에 민감하다. 연습복을 어디서 샀는지 하나둘 입기 시작한다. 대부분 검은색이다. 춤출 때 바디 라인이 돋보이고 때를 안 타기 때문이다. 땀이 나도 냄새가 안 나고 잘 늘어나 춤추기 편한 옷인데 댄스복 가게에서 몇만 원이면 산다.

남자는 댄스복 바지 하나 정도는 마련한다. 전문 양복점에서 만든다. 옆 주머니가 없어 히프 라인이 매끈하다. 바지 주름은 아예 봉제로 박아 줄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 뒷주머니도 안 만들어야 히프라인이 좋은데 땀 닦는 손수건 등을 넣으려면 하나쯤 만들어도 된다. 10만~20만원 정도면 한 벌 장만할 수 있다.

청바지 차림, 등산복 차림으로 오는 사람도 많다.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댄스파티에는 이런 복장은 곤란하다. 드레스코드라 해서 정장을 요구한다. 아예 입장을 안 시킨다. 지키는 사람이 없어 파티장에 들어왔더라도 그런 복장으로 플로어에 나가서 춤을 추면 당장 주최 측의 제지를 당한다. 여성은 드레스를 주로 입고 온다. 우리나라는 파티 문화가 아직 생소해 야회복 개념이 약하다. 드레스는 너무 불편하고 야회복은 입고 갈 기회가 많지 않아서인지 적당한 디자인의 옷을 파는 곳을 찾기 어렵다. 적극적인 여성은 라틴 댄스복과 모던 댄스복을 모두 가져와 번갈아 입기도 한다. 드레스가 모던 댄스에는 잘 어울리지만, 라틴 댄스에는 너무 볼륨이 커서 바디라인도 안 보이고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댄스파티는 라틴, 모던 곡이 골고루 나오므로 그때마다 옷을 갈아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기 대회는 더 엄격하다. 차차차와 삼바 같은 라틴댄스는 몸에 붙는 라틴댄스복을 입으면 되고, 왈츠나 탱고 같은 스탠더드 댄스의 경우 남자는 드레스 셔츠에 연미복, 여자는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정통 드레스 셔츠는 소매는 커프스 버튼에 앞 단추도 천으로 싼 것이어야 하는데, 연미복은 격식을 다 차리려면 꽤 번거롭다. 입는 데만 10분 이상 걸린다. 그래서 요즘은 커프스 버튼 대신 보통 단추를 쓰는 등 밖으로 보이는 부분만 드레스 셔츠처럼 하고 나머지는 보통 셔츠 방식으로 만든다. 머리카락도 헤어크림을 이용해 정갈하게 빗어 윤이 나고 깔끔해 보여야 한다. 연미복은 200만원 이상 호가하므로 전문 선수가 아니라면 중고 연미복을 사는 방법도 있다. 여성이 입는 드레스는 비싸다. 200만원 이상 600만원 정도까지 디자인과 소재, 장식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비싸지만 공주 같은 이 옷을 입기 위해 댄스에 입문했다는 여성도  많다. 댄스가 아니면 이런 옷을 입어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댄스 파티에서는 나비 넥타이를 매는 것이 정석이지만, 양복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해도 된다. [사진 pixfeed]

댄스 파티에서는 나비 넥타이를 매는 것이 정석이지만, 양복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해도 된다. [사진 pixfeed]

댄스파티에는 양복 정장 차림에 보통 넥타이를 해도 된다. 그러나 나비넥타이를 매는 것이 정석이다. 나비넥타이를 처음 맬 때 호텔 직원처럼 보여 멋쩍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보편화했다. 음악회의 지휘자도 연미복에 나비넥타이를 맨다. 나비넥타이는 드레스 셔츠 점에서 사면 5만~6만원으로 비싸지만, 동대문 시장 동화상가 넥타이 코너에 가면 몇천 원이면 산다. 품질 차이야 있겠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다. 검은색, 흰색을 많이 쓰지만, 빨간색 등도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유용하다. 흰색은 땀이 나면 변색되므로 여러 개 사 두는 것이 좋다.

댄스파티용으로 남자는 턱시도를 입는다. 신사복과 연미복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야회복이다. 보통 검은색을 많이 입는데 양복 정장에 비해 카라 부분에 윤이 나는 공단을 쓴다. 연미복은 바지가 명치까지 올라와 춤출 때 외에는 활동하기 불편하다. 춤출 때 입는 턱시도는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어깨 부분의 보강재를 빼고 만든다. 양팔을 수평으로 벌릴 때 어깨 부분이 보강재 때문에 불룩 올라가면 이상해 보이기 때문이다. 춤을 안 추고 담소용이나 자리를 채우는 용도라면 어깨 보강재를 쓴 턱시도가 모양이 난다. 내 경우 TV 출연이나 댄스 강의를 나갈 때 소매가 없는 턱시도를 입는다. 활동이 더 편하고 드레스 셔츠가 하얀 보색이라 더 깔끔해 보인다. 턱시도는 몇십만원 한다.

댄스파티용으로 남자는 턱시도를 입으면 좋지만, 라틴댄스 위주의 댄스파티는 좀 더 허용 폭이 넓고 다양하다. 젊은 사람이 많이 오는 편이므로 비싼 턱시도보다는 자유로운 셔츠 정도라도 된다. 평소 직장에서는 못 입는 화려한 컬러의 셔츠가 잘 어울린다. 검은색 계통은 강습 때 입던 연습복 분위기가 나고 화려한 파티장에서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남자도 이때 화려한 컬러의 셔츠를 입어 보는 것이다. 댄스 하는 사람들 의상이 과감하고 화려한 이유다. 옷장에 댄스복 코너를 따로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발은 댄스화를 신는다. 가죽으로 된 신발인데 신어 보면 일반 구두보다 발이 편하다. 너무 발이 편하다며 밑창에 고무를 덧대어 일상에서도 신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댄스화를 신은 채 강습에 오기도 하는데, 바닥이 잘 미끄러지지 않고 바깥에서 돌아다니던 신발이므로 댄스장 주인은 안 좋아한다. 라틴 댄스화는 굽이 좀 높은 편이고 스탠더드 댄스화는 뒤꿈치부터 전진해야 하므로 뒷굽이 낮다. 밑바닥이 가죽 스플릿이므로 나무로 된 플로어와 마찰 정도가 맞는다. 플로어 표면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초창기에는 댄스 강사나 신던 신발이지만 지금은 일반 동호인에게도 필수 장비가 되어 있다. 보통 7만원 정도인데 을지로 지하상가나 염천교 등 댄스화 파는 동네에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다.

댄스 학원은 바닥이 마루, 벽면은 거울, 그리고 음악을 틀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사진 pxfuel]

댄스 학원은 바닥이 마루, 벽면은 거울, 그리고 음악을 틀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사진 pxfuel]

댄스 학원은 바닥은 마루, 벽면은 최소 한 면은 거울, 그리고 음향장치가 설치돼 있다. 옷이나 신발을 맡겨 두고 다닐 수 있게 라커을 따로 만들어 둔 학원도 많다. 라커은 이용료를 받기도 한다. 거울은 춤을 배울 때 자기 동작과 춤추는 모습을 보기 위한 것이다.

댄스파티에서는 테이블에서 와인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 도수도 적당하고 소주나 막걸리처럼 술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아 좋다. 호텔 같은 곳에서는 와인 값이 비싸지만, 일반 파티장에서는 저렴한 와인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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