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은정, 한명숙 수사팀 '총장경고' 추진…이마저 무산

중앙일보

입력 2021.07.16 05:00

업데이트 2021.07.16 16:34

14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연합뉴스

14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연합뉴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합동 감찰 과정에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과거 수사팀 검사 두 명에 대해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는 시효 지나 불가능하자 경고 추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벌 주고 징계하려는 감찰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달리 징계는 시효가 지나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신 총장 경고를 추진했던 것이다. 이마저 무산된 건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대검 감찰위원회가 무혐의라고 봤기 때문이다.

임은정·한동수, 징계시효 지나 총장 경고 추진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검 감찰위원회는 모해위증교사 의혹으로 합동 감찰을 받아온 한명숙 수사팀 검사 2명에 대해 경고 처분 심의를 열고 무혐의 등 판단에 따라 경고 청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이 6년가량 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을 정도로 오래된 만큼 현직에 남아 있는 검사는 이 2명뿐이다. A검사는 고등검찰청 검사로, B검사는 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다.

앞서 임 담당관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한명숙 수사팀 검사 2명에 대한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 전 총리 수사가 10년가량 전에 벌어졌고 ‘검사징계법’상의 징계시효 3년이 지났기 때문에 검사들에게 시효가 없는 경고 처분을 내리려고 한 것이다.

검찰총장 경고는 법률상 징계(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에 해당하지 않는다.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대검 예규)에 따른 검찰 내부 행정 처분이다. 그러나 총장 경고를 받으면 1년 이상 감찰관리 대상자로 선정된다. 경고 사실이 인사 자료로 활용돼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 추후 다른 건으로 징계를 받을 경우엔 경고 전력을 이유로 징계 수위가 높아질 수도 있다.

경고 처분은 검찰총장의 검사 직무감독권 재량에 따른 처분이어서 반드시 감찰위를 거쳐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번 합동 감찰에 참여한 나머지 검사들이 “중요 감찰 사건이므로 감찰위에 회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한동수 부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현재 감찰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9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을 포함한 8명은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경제계, 여성계, 시민단체 인사 중에서 검찰총장에 의해 위촉됐다. 나머지 1명은 검사다.

박범계 “감찰위 결론에 동의” 

7월 1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7월 1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감찰위에서 적절한 조치를 내렸고 그 결론에 동의한다”며 감찰위 손을 들어줬다.

법조계에서는 “임 검사 등이 애초에 무리하게 경고 처분을 추진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크다. 임 검사 등은 “한명숙 수사팀이 재판 과정에서 정치자금 공여자인 한만호씨와 동료 재소자 등 4명을 총 100차례 이상 불러 증언 연습을 시키는 등 부적절한 관행이 다수 확인됐다”는 이유로 경고 처분을 추진했는데, 문제 삼을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모해위증교사 혐의가 발견됐다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증인이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증언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한 게 왜 문제라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임 검사와 한 부장은 합동 감찰에 앞서 지난해 5월부터 진행됐던 ‘모해위증교사’ 의혹 본안 조사 과정에서도 “기소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고집해 다른 검사들과 큰 마찰을 빚어왔다.

올해 3월 5일 대검이 무혐의 처분을 할 당시 “처분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반발한 것도 임 검사와 한 부장 두 사람뿐이었다. 이후 박 장관이 “대검 부장 회의를 열어 다시 판단하라”고 해 3월 19일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 회의에서 재차 무혐의 결론이 나왔고 사흘 뒤 모해위증 혐의 자체 공소시효 10년이 만료됐다. 그럼에도 임 검사 등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합동 감찰을 벌인 뒤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추진하려다가 무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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