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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80석, 날치기해 줘야” 유승민 “이, 국민 우습게 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앞줄 왼쪽)가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앞줄 왼쪽)가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정부가 민주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론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추경안) 총액이 증액되지 않으면 기재부 동의 없이 (국회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여권 의석수인) 180석 얘기를 자주 하지 않나.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은 과감하게 날치기해 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정부나 야당과의 협의를 건너뛰고 추경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 추경 단독처리 주장 #원희룡 “이, 과격한 본성 돌아와” #여당 내서도 “막말 리스크 커졌다”

이 지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재정 여력을 들며 추경안 원안을 고수하는 데 대해서도 “전 국민에게 20만원을 지급하나, 80%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하는 게 무슨 재정상 차이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야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정의 기본과 품격부터 갖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며 “품격과 품위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날치기 하라’는 표현도 충격적이고, 의회민주주의를 묵살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도 전부터 저런 식이면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면 자신 뜻대로 안 될 때 뭐라고 할지, 어떻게 국정을 이끌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품격을 생각하면서 투표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충격적 발언”이라며 “원래의 이재명, 위험하고 뻔뻔하고 과격한 본성으로 돌아왔다”고 썼다. 원 지사는 “날치기를 대놓고 주장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비정상적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 지사는 이 지사의 캐릭터를 “마음에 안 들면 없애버리는 사람, 공무원은 선출직에 의해 지시받는 자라고 인식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원 지사는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 감사 때 산업부에 자료 폐기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걸 언급하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정부, 갑질 정부가 현실이 돼 공무원 원전 자료 폐기 등이 일상사가 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최근 이 지사의 일부 발언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도 “막말 리스크가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발언해 당내 경쟁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해당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가히 성추행 전문당이라는 비아냥이 무색할 만큼 민망하고 저급한 막장토론”(6일 김기현 원내대표)이란 비판이 나왔다.

또 지난 13일엔 이 지사의 최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동네 싸움판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사람을 나머지 사람들이 소위 돌림X 하듯이 그렇게 공격하고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다가 사과했다. 이 지사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도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참여를 신청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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