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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위 KB 시총 21조인데 카카오뱅크 공모가 18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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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오는 26~27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격은 3만3000~3만9000원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공모주 매각으로 2조1600억원(공모가 3만3000원 기준)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3만3000~3만9000원 거품 논란 #“플랫폼 전에 같은 은행인데 과도” #유안타·DB 잇따라 고평가 주장

일부에선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5조7000억~18조5000억원이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금융업 시가총액 1위는 KB금융지주(21조5400억원), 2위는 신한금융지주(19조9900억원)다.

유안타증권은 15일 ‘플랫폼이기 전에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다른 국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 기존 국내 은행과 차별화한 비은행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10억원의 자기자본을 투입해 1억원을 번다면 ROE는 10%가 된다. 정 연구원은 “은행업의 특성상 ROE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라며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범위는 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DB금융투자는 15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는 게 ROE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카카오뱅크의) ROE가 당분간 10%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고평가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컨대 어느 기업의 주가가 1만원이고 주당순자산가치(BPS)가 2만원이라면 PBR은 0.5배가 된다. 일반적으로 PBR이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PBR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해 상당히 높다. 카카오뱅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미국의 여신중개회사, 브라질의 결제 서비스회사, 스웨덴 증권사, 러시아 은행 등을 비교 대상으로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PBR이 높은 회사를 선정하려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을 물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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