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최재형은 왜 대권도전하는가?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21:14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와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7.15 임현동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와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7.15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전격 입당..친박 지지와 반듯한 성품만으론 부족하다
대권의지와 정치철학 내놓아야 '플랜B'벗어나 '대권주자'된다

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릅니다. 6월 28일 감사원장 사퇴후 17일만입니다. 빠른 결심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빨리 만나 함께 고민하면서..나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나가고 만들어나가는 노력 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입당을 미루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조되는 행보입니다.

2. 최재형은 거의 모든 것을 다 갖춘 모범생입니다. 학력(경기고등학교 서울법대)은 최고학부, 경력(평생 판사 감사원장)은 최고 엘리트공직, ‘미담 제조기’로 알려질 정도로 성실한 생활태도와 독실한 신앙(개신교), 독립운동가 할아버지와 해군영웅 아버지, 형제가 모두 장교로 복무한 명문가출신..누구나 부러워할만 합니다.

3. 정치입문 타이밍도 적절해 보입니다. 야권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윤석열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얼미터 조사(7월12,13일 )에 따르면..‘차기 대선주자 선호도’항목에서 윤석열이 넉달만에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윤석열 27.8%로 2위 이재명 26.4%와 붙었습니다. 엠브레인등 4개 조사기관 합동조사(7월12~14일)에선 이재명이 26%로 1위, 윤석열은 20%로 2위입니다.

4. 그런데 가장 중요한 질문..최재형은‘왜 대권에 도전하는가?’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15일 입당회견에서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키워드를 알려달라.
‘새로운 변화와 공존, 이런 것이 추구해 나가야하는 가치가 아닌가.’
-정부여당의 어떤 부분 때문에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하나.
‘나라가 너무 분열되어 있다. 여러 정책들이 선한 뜻으로 시작했다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되고 있다..이 정부가 현재 방향대로 그대로 나가면 어려움 닥칠거란 우려를 갖고 있다.’

5. 모두 옳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확 와닿지 않습니다.
아직 정치인의 언어구사에 서툴어서일까요? 아니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일까요?
윤석열의 경우 검찰총장에서 물러나기까지 겪었던 수난 덕분에 ‘왜’라는 대목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많이들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최재형의 경우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6. 물론 최재형의 경우도 감사원장 시절 여러 정치적 외압에 시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그 시련의 정도가 윤석열의 경우만큼 드라마틱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권에서 나오는 ‘감사원의 중립성 훼손’이란 비판이 더 먹히는 겁니다.
일부에선 최재형이 ‘정치적 인물’이라며 감사위원으로 비토했던 김오수가 검찰총장이 되는 것을 보고 ‘정치’를 결심했다고 하는데..설득력이 약합니다.

7. 더 본질적으로..‘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설명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변화와 공존’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그냥 좋은 얘기’입니다.
최재형에게 정치를 권유해온 정치세력은 오래전부터 다양하고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박근혜를 구속한 윤석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친박 태극기 세력들의 지지가 열렬하다고 합니다. 과연 이들을 대표할 것인가요..

8. 다행히도 최재형이 오롯이 자신의 생각을 담은 ‘출마선언문’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왜 대권에 도전하는지, 그래서 어떤 정치를 펼치겠는지..모두 설명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 설명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때..비로소 최재형은 ‘플랜B’나 ‘페이스메이커’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벗어던지고 '대권주자'가 될 겁니다.
〈칼럼니스트〉
2021.07.15.

오병상의 코멘터리

오병상의 코멘터리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