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백신 예약 먹통에 뒷문까지…또 국민 골탕 먹인 방역당국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9:37

업데이트 2021.07.15 19:44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두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만 55~59세(1962~1966년 출생자)의 접종 사전 예약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예약 중단 사태와 접속 장애가 빚어진 데 이어 ‘뒷문 예약’ 논란까지 벌어졌다. 네이버ㆍ카카오톡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가 4시간가량 먹통이 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백신 접종을 둘러싼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정오까지 55~59세 대상자 168만명 중 70만542명이 예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예약을 마친 185만명을 더하면 접종 대상자 353만명 중 253만명(71.3%)이 예약을 마쳤다.

당국은 전날 서버가 오픈된 후 약 1시간 반 동안 먹통이 된 것에 대해선 조치가 미흡했다며 다시 사과했다. 배경택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네트워크 관련된 부분은 지속해서 확충을 했지만 특정 시간대에 굉장히 많은 접속자가 몰린 것이 가장 커다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앞으로 예약 대상자를 일자별로 최대한 분산해서 예약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사전예약 시작 전부터 우회해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 주소가 유포되며 ‘뒷문’ 예약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서버 오픈 30분 전 ‘부모님이 맞으실 백신 예약을 마쳤다’는 인증 글을 올리며 우회 주소 링크를 첨부했다.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예약 사이트로 곧장 연결됐다.

이와 관련 정우진 코로나19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정식 예약 오픈 1시간 반 정도부터 서버를 재기동하고 기능 점검을 했는데 메인 페이지만 접근을 막아놓았다. 사전에 주소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이 시간에 예약으로 가동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회 경로로 예약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뒷문으로 예약해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냐’는 질문에 조 팀장은 “접종 예약을 우선적으로 진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고 봐 이런 식으로 예약된 경우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잔여백신 예약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추진단에 따르면 네이버ㆍ카카오통의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먹통이 됐다. 잔여백신은 접종 우선 순위에서 밀린 20~30대가 주로 이용한다. 의료기관이 등록하자마자 초속으로 마감돼 “아이돌 피켓팅(피 튀는 티켓팅)보다 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버는 “질병관리청과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잔여백신 수량을 확인할 수 없는 증상이 있다. 질병관리청 시스템이 복구된 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공지를 냈다. 카카오톡에서는 모든 병원의 잔여 백신 예약이 마감 상태로 표시됐다. 그런가 하면 일부 위탁의료기관은 실제 잔여 백신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수량이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잔여 수량은 뜨는데 예약이 안된다” “예약 완료 직전 상태에서 무한 로딩 중이다” 등의 하소연이 다수 올라왔다.

추진단은 “잔여백신 시스템 일시 오류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데이터베이스 오류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조치가 완료됐다”며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도 정상화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접종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의 불안감을 부채질한다고 우려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근본적으론 백신 물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일”이라며 “정부가 국민에게 백신 물량이 한정돼있고 지금 당장 예약하고 접종하지 않으면 못 맞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주니까 이런 일이 반복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물량과 예약ㆍ접종계획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국민에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ㆍ이우림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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