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TE 빼고 5G 단독모드 상용화” 선언하자 업계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8:34

5G 네트워크 처리 방식을 두고 업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5G 네트워크 처리 방식을 두고 업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5세대(5G) 통신 인프라만 사용하는 독자노선을 갈지, 4세대(LTE)와 함께 갈지를 두고 통신사들이 갈림길에 섰다. KT가 15일 국내 통신사 최초로 5G 단독모드(SA)를 상용화했다고 15일 발표하자 경쟁사들이 “오히려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견제에 나섰다.

5G 단독모드는 데이터 송수신과 단말기 제어 모두 5G망으로만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2019년 상용화 이후 지금까지 5G와 LTE를 함께 사용하는 5G 비단독모드(NSA)를 채택해왔다. 데이터 송수신은 5G망으로 하고, 단말기 제어는 LTE망을 쓰는 식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티모바일, 중국 차이나모바일, 독일 보다폰, 호주 텔스트라 등이 5G 단독모드를 채택하고 있다.

KT의 5G 단독모드는 우선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제공된다. 단독모드로 전환하려면 사용자는 단말 메뉴에서 ‘설정-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운로드 및 설치’ 후 1회 더 재부팅하면 된다. KT는 추후 단말기 업체와 협력해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T 측은 “보다 촘촘하게 구축되는 5G 기지국 특성을 활용해 연말부터 SA를 활용한 한층 정교한 재난문자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TE 기반의 재난문자는 불필요한 인근 지역 정보까지 수신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단독모드에서는 사용자의 현재 지역 정보만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KT가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5G SA는 우선 삼성 갤럭시S20, S20+, S20 울트라 3종의 단말에서 제공하며, 추후 제조사와 협력해 적용 단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KT]

KT가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5G SA는 우선 삼성 갤럭시S20, S20+, S20 울트라 3종의 단말에서 제공하며, 추후 제조사와 협력해 적용 단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KT]

KT는 5G 단독모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배터리 절감’과 ‘초저지연’을 꼽는다. 5G 커버리지에서는 LTE 신호 없이 5G만 잡게 돼 단말기의 배터리 손실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갤럭시S20플러스로 단독모드와 비단독모드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비교했더니 각각 13시간38분, 12시간32분으로 단독모드 때 최장 1시간6분(8.8%)가량 오래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저지연’이 가능해 기업용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도 유리하다. 비단독모드는 5G망과 LTE를 동시에 이용하기 때문에 LTE의 지연 특성이 통신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쳐 5G 망의 특징인 초저지연 성능을 제공하기 어렵다. 자율주행차나 스마트공장 같은 차세대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결국 SA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속도는? “느려진다” vs “해당없다” 

그런데 오히려 ‘속도’ 측면에서는 단독모드가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기술 수준과 5G 전국망 설치 현황을 고려할 때 5G망으로만 데이터 등을 처리하면 대용량 데이터의 전송 속도가 느려진다는 주장이다. 일단 이론적으로 수치만 보면 LTE망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1Gbps, 5G망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1.5Gbps라면 최고 속도는 둘을 합산한 2.5Gbps가 나온다. 산술상 LTE 대역이 빠지면 그만큼 속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5G 단독모드는 1.5Gbps가 최고 속도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다른 얘기”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LTE와 5G 주파수를 병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쟁사와 달리 KT는 5G 상용화 초기부터 트래픽 대부분을 5G망으로 보내고, 신호제어 처리는 LTE망으로 했기 때문에 단독모드 전환 이후 통신 속도가 저하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5G망 중심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기존에도 최고 속도가 1.5Gbps였던 만큼 단독모드로 전환해도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속도 저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향후 하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품질 평가에서 KT의 5G 속도 저하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기지국당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비단독모드라고 해도 항상 2.5Gbps의 속도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동일 선상에 있지 않은 두 방식을 놓고 속도만 단순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5G 단독모드(SA)와 비단독모드(NSA) 비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5G 단독모드(SA)와 비단독모드(NSA) 비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SK텔레콤은 ‘옵션4’ 5G 단독모드를 준비 중이다. 비단독모드가 가진 속도의 이점과 단독모드가 가진 초저지연의 장점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SKT는 지난 2월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과 함께 기술 백서를 발간했고, 향후 2년 내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KT와 같은 ‘옵션2’ 방식의 기술은 준비가 돼 있으며 시장의 요구가 있으면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데 있어 산술적인 속도보다는 5G 커버리지에서 끊김이 없는 심리스(seamless) 구축이 가능한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김동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최대 속도가 필요한 대용량 콘텐트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속도에 대한 체감은 달라질 것”이라며 “결국 5G가 LTE를 잡고 있는 게 LTE망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SA로 진화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