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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게임스톱' 노렸는데…에이치엘비, 22% 뛴 뒤 주르륵

중앙일보

입력

15일 국내 증시에선 코스닥 바이오 기업인 에이치엘비가 화제였다. 공매도 반대 목소리를 내던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의 타깃으로 지목하면서다. 미국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 사건은 공매도 세력에 반발한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 매수해 주가를 폭등시킨 일이다. 이날 에이치엘비 주가도 장중 20% 넘게 급등했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지난 2월 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지난 2월 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 대상

이날 에이치엘비는 전날보다 1.42% 오르며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내내 강보합을 보이던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세를 탔다. 개인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이날 오후 3시~3시30분에 에이치엘비 주식을 매수하는 'K스톱 운동'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각자 개인들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의 10%만을 사용해 주식을 4주, 44주, 444주씩 사는 식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에이치엘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오후 2시 무렵 주가는 22.16% 급등하며 4만3000원까지 상승 폭을 키웠다. 그러나 정작 오후 3시 이후엔 차익 실현을 노린 매도세가 급증하며 상승분을 줄여갔다. 결국 전날보다 5.54% 오른 3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도 폭발했다. 이날 에이치엘비의 거래량은 2280만여 주로, 전날(127만여 주)과 비교하면 18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거래대금도 9000억원에 달해 인터파크(1조800억원), 삼성전자(1조400억원)에 이어 코스피·코스닥 전체 3위였다.

에이치엘비가 K스톱 운동의 목표물로 정해진 배경은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기준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732만9918주, 잔고금액은 2478억원으로 코스닥 1위였다.

'K스톱 운동'을 놓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다른 종목으로 타깃을 넓히자는 의견이 있는 데 반해, 추격 매수에 뛰어들어 손실을 봤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는 "공매도 반대 운동 계속하자" "공매 잡으려다 개미만 잡혔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한투연은 이날 시범 운동을 시작으로, 다음 달 광복절 전후 본격적인 운동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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