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00일 맞은 吳…‘본인등판’ 많았지만 예상보다 신중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7:40

취임 100일(16일)을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코로나19 민관협력 공동대응회의 참석 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뉴스1

취임 100일(16일)을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코로나19 민관협력 공동대응회의 참석 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뉴스1

주요 현안마다 직접 브리핑에 나서면서도 실제 정책 이행은 예상보다 신중했다.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시청 내부의 평가다. 실제로 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부동산 정책 등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직접 마이크 앞에 서서 설명에 나섰다.

반면 당초 서울시청 안팎의 예상과는 달리 새로운 정책을 밀어붙이거나, 변화를 추구하진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임 시장 시절 결정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예상을 깨고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여당이 장악한 시의회 환경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전체 110석 중 10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임기가 1년 남짓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오 시장이 급격한 변화보다 조직안정과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급 위주 부동산 정책…투기 차단 병행  

오 시장이 취임 초부터 가장 강조하고 있는 말은 ‘신속하게 신중하게’다. 정책의 속도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이나 효과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오 시장에게 가장 많은 기대가 쏠렸던 부동산 정책도 이같은 기조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지난 4월 압구정ㆍ여의도ㆍ목동ㆍ성수 등 시내 주요 대규모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당시 오 시장은 담화(4월 29일)를 통해 “재개발ㆍ재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부동산 시장교란 행위를 먼저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투기 차단에 대한 메시지 후에는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4월 21일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완화를 건의했다. 이후 5월 26일에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전면 도입, 해제구역 신규 구역 지정,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완화 등 재개발 규제 완화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런ㆍ안심소득…‘오세훈표’ 정책도 첫발  

처음으로 시도되는 ‘오세훈표’ 정책도 곧 선보인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강남대형 학원의 유명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 런(Seoul Learn) 사업은 시의회에서 추경예산을 확보해 당장 다음달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일정 소득 이하의 가구에게 현금을 차등지급하는 안심소득 사업 역시 시행을 앞두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자문단이 꾸려져 내년도 시작을 목표로 시범사업안을 짜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일정 금액을 동일하게 나눠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과 대비되는 정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원 대상과 규모 등 세부적인 안을 정리하는 작업만 남겨둔 상태”라고 말했다.

매일 오찬…여당 장악 시의회와 소통 노력 

오 시장은 취임 첫날 첫 외부 일정으로 시의회를 찾아 의장단과 손을 맞잡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시의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머리를 숙였다. 오 시장의 태도에 시의회 안팎에서도 ‘10년 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시장이 지난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실제로 오 시장은 조직개편안과 추경예산안을 두고 시의회가 반대할 때 갈등보다는 설득과 양보를 택했다. 시의원들을 시장실로 불러 아침마다 조찬 모임을 하면서 접촉을 늘려나갔다. 조직개편안 역시 시의회가 요구하는 내용 중 일부를 수용하고, 예산안 역시 일부를 줄이는 조정을 통해 갈등국면을 해소했다.

서울시의 한 실장급 공무원은 “10년 전에는 자신 보다 나이가 많은 실ㆍ국장을 상대하면서 기싸움 비슷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연륜과 경험이 쌓여서인지 한층 여유있게 대하는 것 같다. 시의회와의 관계에서 먼저 굽히고 손을 내미는 것도 예전과는 달라진 점”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과 코로나 방역이 성공 판가름    

100일간 그래왔듯 오 시장의 향후 핵심 과제는 부동산과 방역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의 틀을 다져왔다면, 앞으로는 정비구역 인허가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4차 유행이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막아야 한다. 오 시장은 취임 초기상생방역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델타변이 확산과 낮은 백신 접종률로 확진자가 늘어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선제검사와 접종률을 끌어올리기에 나선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용산역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용산역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 서울시]

오 시장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활동량과 접촉 인원이 많은 젊은층의 확진자 수는 증가하나 백신예방 접종 우선순위에서 제외돼 있다”며 청년층을 위한 100만 회분 추가 배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취임 초기부터 코로나 방역을 최우선순위로 삼았다"며 "앞으로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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