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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의례적 회담은 곤란, 한ㆍ일 정상회담 성과 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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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한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더불어민주당)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이 수출규제 해제 등을 약속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제소 취하 등 한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단 이틀간 방일 #日 “많은 시간 할애 어렵지만…”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더불어민주당)이 15일 도쿄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혜숙 여성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 회장, 김석기 간사장(국민의힘). [연합뉴스]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더불어민주당)이 15일 도쿄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혜숙 여성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 회장, 김석기 간사장(국민의힘). [연합뉴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한 김진표 회장과 김석기 간사장(국민의힘), 김한정 상임간사(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여성위원장(더불어민주당) 등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은 15일 오전 특파원 간담회를 열어 이번 방문 성과를 소개했다. 이들은 전날 일본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회장대행(자민당),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간사장(자민당) 등 일한의원연맹 측과 1시간 30분간 합동 간사회의를 열었다.

김 회장은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전날 회의에 참석한 일본 의원들이 "올림픽에 세계 여러 정상이 오기 때문에 (한국 대통령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꼭 일본을 방문해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최소한의 성과를 낸다는 걸 전제로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이 한·일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한국 측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례적으로 만나 ‘세이 헬로’(인사)만 한다면 두 나라 국민의 실망감은 더 커지고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양국 의원연맹 회의에서도 문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한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의 입장차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오른쪽 두 번째) 등 한일의원연맹 회장단 일행이 14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오른쪽 두 번째) 등 한일의원연맹 회장단 일행이 14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회장단은 전날 회의를 마치고 약 25분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했으며 니카이 간사장은 "이번 기회에 꼭 문 대통령이 와주시면 좋겠다.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측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성과'와 관련해 김진표 회장은 "여러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것부터 풀자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견임을 전제로 강제징용 판결 이후 일본이 내린 수출규제의 경우 "한국은 일본이 원하는 조치를 충분히 완료했다"면서 "일본 측이 규제를 풀고 원상회복을 한다면 한국도 WTO 제소를 취하하고 불안정 상태로 운영 중인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내세워 일본 정부가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일본에 들어오지 못하는 유학생과 취업 예정자들의 고충을 일본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3개월 내에 총선을 치르고 한국은 8개월 내에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도 치열한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정치인들이 현 상황이 더 악화되도록 부추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의 방일은 작년 1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자민당)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어려운 시기에 방일한 의미에 대해 김석기 간사장은 "한일·일한의원연맹은 그동안 양국 외교당국자 회담에선 나오기 힘든 '마음'을 서로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일본 측 의원들과 니카이 간사장 등을 통해 한국의 생각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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