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거위털 이불’ 덮는다"…1600억 ‘구스 침구 시장’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5:06

#직장인 최모(34)씨는 여름에도 ‘거위 털 이불’을 덮는다. 최씨는 “처음에는 집에서도 호텔 이불을 덮는 느낌을 받기 위해 구스 이불을 샀다”며 “가볍고 포근해 덮고 자기 좋다. 여름에도 의외로 쾌적해서 요즘은 일 년 내내 거위 털 이불을 덮고 있다”고 했다. 최씨의 장롱에는 계절별로 두껍고 얇은 구스 이불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겨울철 아웃도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구스 다운’(거위 가슴 솜털) 소재가 침구 시장에서도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침구업계 1위 이브자리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여름용 구스 침구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 달 동안의 여름 구스 판매량도 전월 대비 29% 올랐다. 구스 침구 전문 브랜드 '소프라움' 역시 2017년부터 여름 구스 침구 매출이 매년 약 20%씩 성장하고 있다.

"거위 털, 보온성·통기성·경량성 우수"

이브자리 여름용 구스 블루썸. [사진 이브자리]

이브자리 여름용 구스 블루썸. [사진 이브자리]

‘겨울용 파카’ 소재로 유명한 거위 털이 여름 이불 소재로도 환영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조은자 부소장은 “구스는 보온성과 함께 수분 흡∙발산성(수분을 흡수하고 건조하는 기능), 통기성, 경량성을 모두 갖춘 자연 소재”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덥고 습한 날씨에도 잘 눅눅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위 털은 공기 함유량이 많고 드레이프성(직물이 굽히는 강도)이 뛰어나 여름철 냉방 기기를 사용하면서 덮고 자기에도 좋다”며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구스 침구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호텔 침구’였던 구스 침구의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소비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구스 침구 시장은 2008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구스 침구 가격은 100만~200만원대로 ‘찾는 사람들만 찾는’ 이불이었다. 하지만 2016~2017년도쯤부터 직수입 채널이 늘어나고, 국내 업체들이 반제품을 수입해 직접 구스를 주입하기 시작하면서 30만~50만원대 제품이 대거 등장했다. 집 침실을 호텔처럼 꾸미는 트렌드가 뜨면서 40·50세대뿐 아니라 예비부부들의 수요도 늘어난 것도 작용했다.

한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구스 침구가 진열돼 있다. [사진 롯데쇼핑]

한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구스 침구가 진열돼 있다. [사진 롯데쇼핑]

구스 침구 시장 10년만에 10배 성장  

이에 따라 구스 침구 시장은 2009년 약 160억원 규모에서 2018년 약 1600억원으로 10배 이상 커졌다. 이브자리의 전체 구스 판매량도 이 기간 매년 평균 56%씩 올라, 지난해에는 2015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브자리는 계절별로 구스 다운 침구의 중량과 이불 커버 재질 등에 차이를 두고 있다. 여름용은 구스 다운이 약 300g이 들어간다. 이불 커버는 통기성과 흡수성을 갖춘 면과 모달(modal) 소재를 주로 쓴다. 겨울용과 한겨울용은 구스다운 약 800g과 1000g이 각각 들어간다. 이불 커버는 주로 보온성이 좋은 극세사나 면으로 만든다. 간절기용에는 구스다운 약 600g이 들어간다. 이브자리는 주로 헝가리·폴란드·시베리아산 구스 다운을 침구 제작에 사용한다.

이브자리는 2019년부터 여름용 구스 품목을 크게 확대하는 한편, 구스 원산지를 확대하고 제품 디자인과 색상 등을 다양화하고 있다. 조 부소장은 “현대인의 생활 방식이나 트렌드 변화로 고품질 구스 침구를 계절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향은 더 가속화되고, 구스 침구가 점차 대중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브자리 모달 소재 침구 '모던라인'. [사진 이브자리]

이브자리 모달 소재 침구 '모던라인'. [사진 이브자리]

한편 이른 폭염이 찾아오면서 다른 여름 침구 소재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달과 인견이 대표적이다. 이브자리는 “올 5~6월 여름 침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모달 소재 제품이 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모달은 너도밤나무에서 얻은 펄프를 주원료로 만든 소재다. 통기성, 수분 조절력, 청량감, 드레이프성이 뛰어나다. 인견은 목재펄프에서 추출한 식물성 섬유로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어 ‘냉장고 섬유’라고도 불리는 소재다. 몸에 달라붙지 않고 땀 흡수력과 통풍력이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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