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소식 전하던 쿠바 유튜버, 생방송 중 "경찰에 끌려간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3:25

업데이트 2021.07.15 13:28

쿠바의 유튜버가 스페인방송과의 생방송 인터뷰 도중 "집에 국가 보안관에 찾아왔다. 나가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 CNN 방송 캡처]

쿠바의 유튜버가 스페인방송과의 생방송 인터뷰 도중 "집에 국가 보안관에 찾아왔다. 나가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 CNN 방송 캡처]

199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중남미 쿠바에서 외신과 인터뷰 중이던 유튜버가 “쿠바 보안군이 찾아와 같이 가자고 한다”며 갑작스럽게 방송을 끝냈다. 이 여성 유튜버의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튜버, 인터뷰 중 경찰 찾아와 "같이 가자"
진행자 "체포되나?" 유튜버 "모르겠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디나 스타즈’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디나 페르난데스는 전날 스페인 방송 캐널4(Canal4)와 화상연결됐다. 페르난데스 외에 쿠바 가수 요투엘 로메로도 분할 화면에 등장해 쿠바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전례없는 반정부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체포되는 건가?" 질문에 "모르겠다. 같이 가자고 한다" 

인터뷰 도중 페르난데스는 갑자기 “국가 보안군이 밖에 와 있다. 나가봐야 한다”고 말한 뒤 카메라와 마이크를 켜둔 채 방 밖으로 나갔다. 페르난데스의 컴퓨터를 통해 알 수 없는 남성의 목소리가 불분명하게 송출됐다.

잠시 뒤 돌아온 페르난데스는 “경찰이라는 사람이 같이 가자고 한다”며 “앞으로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당황한 뉴스 진행자가 “지금 체포되는 거냐”고 묻자 “모르겠다. 같이 가자고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CNN은 페르난데스와 관련해 쿠바 당국과 접촉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쿠바에서는 지난 11일부터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시작된 경제 제재를 전후로 극심한 민생고를 겪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최악의 경제 침체에 빠졌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백신을 달라” “식량을 달라” “자유를 달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바이든 행정부, 쿠바 경제제재 완화 검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산티아고, 팔마소리아노 등 쿠바 전역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의 무차별적인 진압과 체포가 이어지고 있다. WSJ은 쿠바 당국이 사복 경찰과 방첩 요원 등을 배치하고 특수부대 차량들도 눈에 띄는 등 무력진압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로나19 상황도 심각하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누적확진자 25만6607명이며 백신 보급률은 인구의 1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찰이 지난 11일 쿠바 아바나에서 시위를 하는 반정부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11일 쿠바 아바나에서 시위를 하는 반정부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14일 미국 백악관이 대(對) 쿠바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미국인들이 쿠바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것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미국과 쿠바 사이의 여행금지 완화,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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