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LH 사태’ 사전 차단…정부, 가짜농부 잡기 착수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11:15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 과림동 농지에 보상 목적의 묘목이 심어져 있다. 뉴스1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 과림동 농지에 보상 목적의 묘목이 심어져 있다. 뉴스1

농지 근처에 살지 않는 ‘관외 거주자’의 농지, 농지 투기 수법 중 하나로 지적된 ‘농업법인’의 농지에 대해 정부가 집중 점검에 들어간다.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드러난 농지 관리체계의 구멍을 뒤늦게 메우는 작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6일부터 11월 말까지 전국 농지이용실태조사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헌법의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지는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이 농업 경영을 하기 위해서만 취득ㆍ소유가 가능하다.

최근 10년 치 전수 조사

농식품부는 우선 최근 10년간 관외 거주자가 상속이나 매매로 취득한 농지 약 24만4000ha를 집중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농사를 직접 지어야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데, 관외 거주자가 농지를 산 것은 투기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서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이 농지법을 위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238명 가운데 절반(122명ㆍ51.2%)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공직에 헌신해야 하는 공직자가 농업인을 겸직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근본적인 해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또 농업법인이 소유한 농지 1만4000ha도 조사한다. 특히 농업법인 농지는 전수조사를 통해 농업경영 여부ㆍ농업인 비중 등 농지 소유 요건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방침이다. LH 사태 이후 일부 농업법인이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로 농지를 취득해 땅을 쪼개 파는 수법이 속속 적발되는 데 따른 조치다.

농지 제대로 쓰는지도 조사

농지 소유자가 농업 경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임대차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도 단속한다. 농지법상 불법인 무단 휴경 행위도 적발 대상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지를 불법으로 소유하거나 임대차하는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농지 처분 의무를 부과하거나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축사ㆍ버섯재배사ㆍ곤충사육사 등의 시설을 농업 경영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원상회복 명령 등을 내리고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발급을 중단한다.

김정희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그간 농지법 위반 사례가 많이 지적돼온 관외 거주자와 농업법인의 소유 농지를 조사해 앞으로의 제도 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농지가 투기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농지 조사를 계속해서 강화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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