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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가장 심한 ‘대프리카(대구)’…양산 대여소만 160곳

중앙일보

입력

도심 곳곳에 파라솔 400개 

지난해 여름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이색 조형물. 불볕더위에 녹아내리는 휴양지를 표현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여름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이색 조형물. 불볕더위에 녹아내리는 휴양지를 표현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폭염이 가장 심한 곳은 어디일까. 기상청이 15일 최근 10년간 폭염과 열대야 발생일수를 분석한 결과 1등 폭염 지역은 ‘대프리카(아프리카와 대구를 합친 말)’로 불리는 대구였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으면 폭염이라고 한다.

대구는 이 기간 연평균 27.6일 동안 폭염이 발생했다. 대구 다음으론 합천(24.3일), 밀양(22.8일) 등 순이었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 1등 지역은 예상과 달리 바다로 둘러싸인 서귀포(31.0일), 제주(29.9일)였다. 대구(18.5일)는 4위였다. 대구에서는 몇 년 전 아열대 기후에서 자란다는 바나나가 열매를 맺기도 했다.

이런 대구의 이번 여름 ‘더위 사냥’ 대책은 무엇일까. 대구는 도심 곳곳에 ‘그늘막 쉼터’를 만들었다. 높이 3.5m, 폭 5m짜리 고정형 파라솔이다. 이 파라솔은 도심에만 400개 이상 설치했다. 도로 한편에 세워진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며 횡단보도 신호 등을 기다릴 수 있다. 그늘막 안은 외부보다 섭씨 10도 정도 낮다. 대구는 2017년 도심 주요 교차로에 몽골식 텐트 30여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불볕더위가 이어진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횡단보도 앞에서 한 어린이가 손에 쥔 온도계가 45도를 넘어서고 있다. 뉴스1

불볕더위가 이어진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횡단보도 앞에서 한 어린이가 손에 쥔 온도계가 45도를 넘어서고 있다. 뉴스1

"양산써도 모양 안빠집니다"…대여소 설치 
‘양산쓰기’ 운동도 하고 있다. 주제는 “남자라도 ‘모양’ 안 빠집니다. 더우면 양산 씁시다”이다. 대구시는 양심 양산 대여소 160여곳을 설치해 올여름 ‘양산 붐’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를 7도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쿨페이브먼트’도 운영 중이다. 도로 표면에 열 축적을 방지하는 특수 도료 등으로 도로를 덧칠하는 폭염 대비책이다. 이러면 도로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앞과 시청 앞 도로 등에 쿨페이브먼트가 시공돼 있다.

하지만 대구의 대표적인 폭염 대비책인 ‘쿨링포그’는 이번 여름 가동하지 않는다. 쿨링포그는 파이프에 노즐을 촘촘하게 설치한 뒤 물을 안개처럼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쿨링포그 사용을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계명대역 사이 9.1㎞에는 도심 바닥 온도를 낮추는 클린로드 시스템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클린로드는 도로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주는 폭염 대비 장치다. 도로 온도를 20도 이상 낮춘다. ‘물병 작전’은 이번 여름 코로나와 상관없이 그대로 진행 중이다.

대구시는 2013년 여름부터 시민들에게 폭염 특보 발효 때마다 시원한 물이 담긴 물병을 나눠주고 있다. 냉동 탑차에 물병을 싣고 다니면서다. 공원이나 도시철도 역사 등을 찾아 시민에게 건넨다. 물병은 일반적인 생수병과 같이 생겼다.

대구에는 열대야 잡기 방법인 폭염 대피소(무더위 쉼터)가 1000곳 이상 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탄력적으로만 운영한다. 이에 대신 냉장고가 없는 쪽방 주민들을 찾아가 얼음물을 전하고, 거동이 불편한 건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식 등 폭염 예방 물품을 지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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