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올려야" 소수의견, 인상 깜빡이 켜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09:53

업데이트 2021.07.15 16:2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당장 행동에 들어가는 것은 이르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며 금리 인상의 깜빡이가 켜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코로나 재확산의 파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기준금리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한 금통위의 결정에 대해서, 고승범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나타냈다”고 밝혔다.

금통위원들은 지난해 7월 이후 여덟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었다. 통상 소수 의견 수가 많을수록 금리 인상을 결정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기준금리추이(5월 28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미기준금리추이(5월 28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시장에서도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명 중 89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동결을 예상하는 이들은 지난 6월 금통위보다는 9명이 줄어든 반면, 금리 인상을 내다본 응답자는 한 달 전보다 9명이 늘어난 11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 총재가 일찌감치 연내 인상을 시사해놓은 만큼 시장에서는 오는 10월과 11월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노무라증권의 경우 이르면 오는 8월을 시작으로 11월과 내년 하반기에 걸쳐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미디어 행사에서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한 방점이 경기요인보다 금융안정 요인으로 기울면서 내년까지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인상 시점을 올해 연말로 보고 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은이 연말이나 내년에 기준금리를 몇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및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가 강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여 상승세를 이어가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으나, 장기 국채금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당폭 하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도 회복 흐름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시 주춤하겠으나 추경 집행 등으로 다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5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을 나타내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으로 소폭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였다. 국고채금리는 3년물이 상당폭 상승한 반면 10년물은 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 상반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보였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