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장학금 ‘뇌물’ 아니라는 조국에게…檢이 제시한 판례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06:00

업데이트 2021.07.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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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6)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30)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을 ‘뇌물’로 볼 수 있을까.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주목한 판례가 있다. 2017년 대전고법의 ‘중원대 기숙사 건축 비리 사건’ 판결이다.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원대 건축 비리 사건’은 2013년 기숙사 건설 과정에서 근로자가 사망하고 불법 건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 중 불법 건축행위 단속 업무를 맡은 괴산군 공무원 A씨는 중원대 사무국장에게 자녀 장학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2018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장학금, 뇌물로 판단한 기준?

검찰이 이 판결에 주목한 건 장학금을 뇌물로 보는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전고법은 장학금 수령으로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면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기준은 ① 뇌물 공여자가 일방적 의사로 장학금을 ② 전과 다른 방식으로 지급하고 ③ 특수한 지위를 갖는 뇌물 수수자가 ④ 장학금 수여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로 총 4가지다.

2017년 8월 대전고법은 A씨 아들이 받은 장학금을 ‘뇌물’로 본 근거로 중원대 사무국장이 검찰 조사와 1심 법정에서 “내가 대진재단을 통해 A씨 아들에게 장학금을 주라고 했다”고 진술했고(①),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이 등록금을 납부하면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과 달리 A씨 아들은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고 돈을 받았다(②)는 점을 들었다.

A씨 아들이 건축허가 팀장의 자녀가 아니었더라면 장학금을 받지 못했을 것(③)이고, A씨가 이미 이야기를 들어 재단 관계자에게 따로 장학금 지급 경위를 묻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④)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A씨 측은 선고 후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조국 뇌물수수 혐의, 인정될까?

조 전 장관의 뇌물수수 혐의 역시 이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환중(60) 부산의료원장은 조씨에게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모친의 조의금으로 만든 ‘소천장학금’에서 매 학기 200만원씩을 조 전 장관 딸 조민씨에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논란이 되자 당시 노 원장 측은 “면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국 부부 [중앙포토]

조국 부부 [중앙포토]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노 원장이 건넨 세 학기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마성영·김상연·장용범)가 진행한 9일 조 전 장관의 공판에서 검찰은 지도교수인 노 원장이 원칙 없이 일방적으로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해 조씨가 장학금을 받았다(①)고 했다.

또 장학금 지급 방식이 과거와 달라진 점(②)도 방점을 뒀다. 학생의 성적,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의전원 학생 2명에게 각각 100만원을 나눠주던 ‘인원지정’ 방식이 조씨가 장학금을 받은 이후로 바뀌었다고 했다. 2016년부터 노 원장은 조씨 한명만을 특정해 장학금 200만원을 줬다.

조씨와 유사한 조건이었지만 장학금은 고사하고 면담조차 한 적 없다는 노 원장의 지도 학생 장모씨의 진술(③), 조 전 장관 역시 딸 조씨의 장학금 수여를 알았다는 사실(④)도 판단 근거가 됐다. 검찰은 “조씨는 첫 장학금을 받을 때부터 조 전 장관에게 알렸다”며 “조 전 장관은 등록금 600만원가량을 직접 냈지만 조씨가 장학금을 받은 후에는 장학금 200만원을 뺀 400만원만 보냈다”고 설명했다.

2021년 7월 9일 조 전 장관 13차 공판 발언 中
검사=(노 원장의 지도학생인) 장모씨도 조씨와 마찬가지로 의전원 1학년 1학기를 유급하고 2학기에 휴학한 뒤 복학했는데 노 원장은 (면학 격려를 위한) 장학금은 고사하고 면담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왜 교수된 도리를 조민에게만 했는지 의문입니다.

검사=조 전 장관은 조민씨가 장학금을 받기 전에는 모두 600만원 가량을 자신이 직접 등록금을 냈지만 조민이 장학금을 받은 후에는 장학금 200만원을 빼고 400만원을 보냈습니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한번도 아빠한테 등록금이 얼마인지 말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조씨의 말과 달리 조 전 장관은 정확히 등록금 금액을 알 수 있었던 겁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검찰 주장이 “논리적 비약에 불과하다”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조씨 측 변호인은 “노 원장이 조씨에게 장학금을 어떤 의도로 줬는지에 대해선 기록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며 “조 전 장관은 장학금 기준 규정이나 지급 규정 위반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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