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막혀서 길에 버리는 기름과 시간 계산해 보니...무려 68조원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06:00

교통혼잡으로 인한 손실 비용이 6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교통혼잡으로 인한 손실 비용이 6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67조 7631억원.'

 2018년 한 해 동안 차가 막혀서 발생한 다양한 형태의 손실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금액입니다. 우리나라 명목 GDP(국내총생산)의 3.6%에 달하는 수치인데요.

[숫자로 보는 교통혼잡]
2018년 교통혼잡비용 살펴보니
매년 증가세...명목 GDP의 3.6%
수도권이 비용 절반 넘게 차지
자동차와 나홀로 차량 증가 탓

 이를 전문 용어로 '교통혼잡비용'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차량 정체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기름값과 시간 손실 등을 돈으로 바꿔서 계산한 건데요. 1994년부터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공표하고 있는 도로 분야의 대표적인 정책지표 중 하나입니다.

 94년 당시 교통혼잡비용은 10조원가량이었습니다. 24년 사이에 거의 7배 가까이 비용이 늘어난 셈인데요. 실제로 교통혼잡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만 봐도 2016년 55조 8595억 원에서 2017년엔 59조 6193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거의 68조원에 육박했습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대 후반으로 미국(0.92%)이나 영국(0.36%), 독일(0.15%)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지역별로 따져보면 수도권이 35조 4000억원(52%)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인구와 자동차가 몰려 있어 교통량이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도로 유형별로는 도시고속도로가 1㎞당 42.6억원으로 교통혼잡비용이 가장 많았고, 특별광역시도(22.9억원)와 인구 50만 이상 시군도(11.8억원)가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고속도로는 5.9억원, 국도는 8.1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고속도로의 교통혼잡비용은 1km 당 5.9억원으로 추정됐다. [연합뉴스]

고속도로의 교통혼잡비용은 1km 당 5.9억원으로 추정됐다. [연합뉴스]

 교통혼잡비용을 계산하는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혼잡경계속도라는 게 있는데요. 도로용량편람에 정해진 일정 서비스 수준을 기준으로 혼잡경계속도를 정하고, 이 속도 이하로 달리는 차들을 대상으로 혼잡비용을 추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는 편도 2차 이상인 경우 시속 90㎞, 도시고속도로는 시속 75㎞, 일반국도는 시속 80㎞(편도 2차로 이상), 특별광역시도 시속 27㎞, 지방도는 시속 60㎞가 혼잡경계속도입니다.

 교통연구원에서는 차량 GPS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전국 도로 중 약 95%를 대상으로 교통혼잡비용을 추정했다고 하는데요. 도로 길이로 따지면 약 10만㎞가량 됩니다.

[자료 한국교통연구원]

[자료 한국교통연구원]

 교통혼잡비용은 차량운행비용과 시간 가치비용으로 구성되는데요. 차량운행비용은 도로 혼잡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정비와 연료 소모비 등이 포함됩니다. 단 유지정비비, 타이어 마모비 등은 산정이 어려워 제외됩니다.

 또 시간 가치비용은 차량 정체로 추가로 낭비된 시간에 대한 비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승용차와 버스에서 발생하는 비용만 적용한다고 하는데요. 화물차는 고정비에 운전자 인건비가 포함되기 때문에 시간 가치비용에서는 제외한다는 설명입니다.

 교통연구원은 "자동차등록 대수 증가, 1가구 2~3차량 보편화, 나 홀로 차량 증가, 직장·주거 거리 증가 등으로 한정된 도로공급 하에서 교통혼잡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하는데요.

 이처럼 교통혼잡이 심해지면 그에 따른 비용손실도 커지지만, 국가나 도시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악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차량 정체를 줄일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고민이 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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