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정세균은 '욕쟁이' 김수미…후원회장도 궁합 맞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05:00

컷오프를 통과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6인의 1차 목표는 완주다. 지지율이 완주 여부에 가장 큰 변수라면 가장 높은 허들은 돈이다.

매일 전국을 다니며 유세 및 간담회를 위한 장소 대여, 후보및 보좌진의 숙식 및 차량 운행, 캠프 사무실 임대 등에 적잖은 돈이 들고 약 80만 명이라는 전 당원에 문자 메시지 한 번 발송하는데도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본경선 후보로 등록하려면 당에 3억원의 기탁금을 내야 하고 지난 15일 시작된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에도 6000만원이 든다.

이 때문에 수면 위에서 벌어지는 말의 전쟁 만큼이나 물밑의 전(錢)의 전쟁은 치열하다. 당내 경선 기준으로 1인당 최대 25억6545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세 차례 대선 경선 캠프를 경험한 여권 관계자는 “후원금은 후보를 보고 내는 돈이지만 모금엔 후원회장의 존재감도 영향을 준다”며 “십시일반한 돈이 허투루 쓰지 않을 거라는 믿을 주기 위해 후원회장 위촉엔 인지도와 이미지를 두루 고려한다”고 말했다.

6명의 주자 중 가장 인지도 높은 후원회장을 모신 건 ‘여의도 젠틀맨’ 정세균 전 국무총리다. 배우 김수미씨가 캠프 조직도 가장 상단에 올라있다. 정세균 캠프 관계자는 “점잖고 대중성이 부족한 정세균 후보를 보완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밥 짓는 경제 대통령’이 슬로건인 정 전 총리에 ‘수미네 반찬’으로 유명한 김수미씨는 찰떡조합”이라고 말했다.

2016년 총선 때 배우 김수미씨가 정세균 당시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는 모습

2016년 총선 때 배우 김수미씨가 정세균 당시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는 모습

전북 진안이 고향인 정 전 총리와 전북 군산 출신인 김씨는 2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나이가 한 살 어린 정 전 총리가 김씨에게 ‘누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2016년 총선 땐 서울 종로구 유세 때 김씨가 정 전 총리의 손을 잡고 시장을 돌며 선거 운동을 돕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든든한 누님 같은 친구 김수미씨가 선뜻 후원회장을 맡아줬다”며 “넉넉한 품과 의리가 고마워 코끝이 찡해졌다”고 썼다. 정세균 캠프 관계자는 “이번주 내로 후원 계좌 개설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노 마케팅’이다. 이 지사는 후원회장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영입했다. 강 전 장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여성 최초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 지사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영화 ‘노무현입니다’에서 노 전 대통령이 돈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정치가 검은 돈 앞에 작아지지 않게 해달라”며 후원금 모금을 독려했다. 이재명 캠프는 지난 13일 기준 약 17억원을 모금했다. 강 전 장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와 개인적 인연은 없다”면서 “산업 전환에 대한 이 지사의 굉장한 열의에 공감해 후원회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모금 계좌를 연 지난 1일 하루 8억원 넘는 후원금을 받았다. 이 후보 측은 “2017년 대선 경선 때 문재인 후보의 7억원보다 빠른 속도”라고 홍보했다. 이낙연 후보의 후원회장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경북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으로 추천 받아서 21대 총선 때부터 후원회장으로 모셨다”며 “노무현 정부부터 여권의 이념이 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메시지와 TK 외연 확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장관급 공직자라 적극적인 모금 독려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서 이낙연 캠프 측은 공동후원회장을 물색 중이다.

추미애 캠프의 후원회장인 장영달 전 민주당 의원(우석대 명예총장)과 오충일 전 민주당 대표는 모두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이다. 촛불 세력과 친문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다.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15대 국회에 입성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그때부터 장영달 총장(당시 재선)을 멘토로 여겨왔다고 한다. 전북 남원 출신인 장 총장은 전주 완산구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추 전 장관의 한 측근은 “법무부장관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할 때도 장 총장이 많은 조언을 했다”며 “전북 정읍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 중인 추 전 장관의 남편과도 인연이 깊다”고 말했다. 추미애 캠프 관계자는 “모금 시작 2시간 만에 2억원, 현재는 10억원을 돌파했다”며 “조직도 없이 시작한 추 후보가 모금 첫 날 눈물을 왈칵 흘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안광훈(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를 선정했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50년 전 한국에 정착해 소외계층을 위한 빈민구제 활동을 하며 '달동네 벽안의 신부님'으로 불린 안광훈 신부는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안광훈(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를 선정했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50년 전 한국에 정착해 소외계층을 위한 빈민구제 활동을 하며 '달동네 벽안의 신부님'으로 불린 안광훈 신부는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박용진 의원의 후원회장은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뉴질랜드 출신의 안광훈 신부(본명 브레넌 로버트)다. 안 신부는 1966년에 한국에 와 소외계층, 철거민 등을 돕는 활동을 해왔는데, 2000년 서울 강북을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출마한 박용진 의원을 만난 뒤 21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안 신부가 한국 국적을 얻고서 ‘박용진에게 한 표 줄 수 있게 돼 잘됐다’고 말할 정도로 서로 가깝다”고 말했다. 박용진 캠프 관계자는 “후원금이 수억원 정도 모여서 그걸로 기탁금을 냈다”며 “심지어 1000원짜리 소액 후원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캠프는 ‘2번 김두관 2만큼 후원해’ 모금 챌린지를 통해 지지층에게 홍보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의 후원회장은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다. 김두관 의원의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 정책의 전문가로서 20년 동안 조언을 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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