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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백신 예약 한때 먹통, 55~59세 또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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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만 55~59세(1962~66년 출생자)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14일 오후 8시 재개됐지만 이번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확진 1615명 최악…청와대도 감염 #정부 “접속 몰려 개통 직후 문제 #1시간여 뒤 서버 재가동 완료” #50~54세 백신 접종 1주일 늦어져 #세종·호남·경북 외 비수도권 2단계 #어제 밤 9시 기준 1421명 확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김모(57)씨는 이날 “오후 8시에 곧바로 백신 접종 사전 예약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접속이 되지 않았다”며 “12일에는 ‘접속 대기 중’이라는 창이라도 떴다던데 이번에는 대기 인원도 아예 표시가 안 되고 계속 재시도하라는 창만 뜬다”고 답답해했다.

또 백신 예약 대란 “아예 접속 안돼” “대기자 40만명 뜨더라”

정부가 일시 중단됐던 55~59세 백신 접종 예약을 14일 오후 8시부터 재개했다. 이날 오후 8시 40분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화면에 8673분(144시간)의 접속 대기 시간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일시 중단됐던 55~59세 백신 접종 예약을 14일 오후 8시부터 재개했다. 이날 오후 8시 40분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화면에 8673분(144시간)의 접속 대기 시간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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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64)씨도 “오후 8시40분쯤 접속했는데 대기자가 40만 명이 넘었다. 그런데 갑자기 예약 사이트에 바로 접속이 돼 본인 예약을 눌렀더니 다시 회색 화면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기다리다 지칠 것 같아 인터넷 창을 종료했다.

실제 중앙일보 기자가 시작 시각에 맞춰 사이트에 접속하자 잠시 대기 표시가 뜨더니 곧장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화면으로 이어졌다. 그 상태에서 10분을 더 기다리니 ‘서비스 접속 대기 중’이라는 화면으로 전환되면서 ‘대기자 21만8980명’과 ‘대기 시간 60시간49분40초’가 표시됐다. 하지만 5분 정도가 지나자 다시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화면으로 바뀌었다.

예약 재개 후 한 시간쯤 지나자 접속이 조금씩 이뤄졌지만,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린 탓에 예상 대기 시간이 늘어났다. 기자도 이때쯤 접속됐지만 대기 시간은 189분으로 늘어났다. 질병청 관계자는 오후 9시쯤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 예약 개통 직후 서버 구간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서버 재가동이 완료돼 네트워크가 안정되면서 예약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속이 되지 않고 있는 접종 예약 사이트. [뉴시스]

접속이 되지 않고 있는 접종 예약 사이트. [뉴시스]

앞서 지난 12일 0시에 시작됐던 만 55~5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은 접속자가 몰리면서 보유 물량이 소진되는 바람에 그날 오후 2시쯤 중단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예약 재개 소식을 알리면서 “충분한 설명을 해드리지 못해 접종 대상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당초 17일까지였던 만 55~59세 국민의 예약 가능 기간은 24일 오후 6시까지로 연장됐다. 이에 따라 26일 시작되는 접종 기간 종료일도 8월 7일에서 8월 14일로 늦춰졌다.

만 50~54세 연령층에 대한 접종 기간도 ‘8월 9~21일’에서 ‘8월 16~25일’로 미뤄졌다. 예약은 53~54세(67~68년생)는 7월 19일 오후 8시~20일 오후 6시까지, 50~52세(69~71년생)는 7월 20일 오후 8시~21일 오후 6시까지 할 수 있다. 7월 21일 오후 8시~24일 오후 6시까지는 50~54세가 모두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하루 16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1615명으로, 지난 10일(0시 기준)의 종전 최고치(1378명)를 나흘 만에 갈아치웠다. 서울 633명, 경기 453명, 인천 93명 등 수도권에서만 117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서 1000명 넘는 환자가 집계된 것도 처음이다.

비수도권에서도 389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강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비수도권의 하루 평균 환자 수는 300.1명으로 직전 주(133.4명)보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세종·전북·전남·경북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비(非)수도권 지역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방역 당국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확산 속도다. 방대본은 지난 8일 “현 상황에 변화가 없을 경우 7월 말 1400명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환자 수는 월말이 2주도 더 남은 이 날 이미 이 예상치를 넘어섰다. 14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의 환자 수도 1421명에 달했다. 전날 같은 시각보다 불과 19명 적은 수치다. 수도권이 1072명(75.4%), 비수도권이 349명(24.6%)이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환자가 2000명을 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예상 정점 도달 시점과 수치인 ‘8월 중순 2300명’도 더 빨리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런 유행 상황이 지속할 경우 이달 31일까지 최대 1800~1900명의 일평균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주일 평균치가 이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2000명을 넘는 날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다만 “거리두기가 강한 효과를 보일 경우에는 20~22일께 일평균 환자가 1600~1700명대로 정점을 찍은 뒤 소폭의 감소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일단 강화된 거리두기 시행으로 확진자 발생을 최대한 억누르면서 접종에 속도를 내 감소세를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청와대 행정관 한 명이 확 진 판정을 받아 청와대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청와대 관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처음이다. 이 행정관은 이미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라 돌파 감염으로 분류됐다. 청와대는 해당 행정관이 접종한 백신의 종류와 접종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 행정관 사이에는 접촉이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한편 지난 1일 이후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후 입국하면서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받은 입국자 중 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방대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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