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에 '코로나 델타' 유행…항공·여행업계 다시 벼랑끝

중앙일보

입력 2021.07.14 14:40

여름 성수기를 맞는 항공·여행업계가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다시 초비상이다. 백신 접종 확대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ㆍ여행안전권역) 시행 등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 같은 ‘훈풍’을 기대했지만 이달 들어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영업이 중단된 여행사 부스들 앞으로 빈 공항 카트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뉴스1]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영업이 중단된 여행사 부스들 앞으로 빈 공항 카트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뉴스1]

대한항공 관계자는 14일 “다음 달 초 괌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긴 하지만, 당장 승객이 큰 폭으로 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언제쯤 정상화 될 수 있을지 현재로썬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7월 현재 35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항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10개의 32%에 그친다. 당분간 국제선 노선 운항 수를 늘릴 계획도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객 306만 회복세였는데….

2021 상반기 국내·국제 여객 이용객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1 상반기 국내·국제 여객 이용객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항공업계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부의 트래블 버블 본격 추진 등으로 올여름부터 괌과 사이판 노선 운항 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에 괌 노선을,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이달 24일부터 각각 사이판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괌이나 사이판 노선의 상황을 봐가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국제선 운항 노선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국제선 재개 움직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항공업계는 또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선 여행객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선 여행객 수는 306만4000여 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다. 특히 지난달 제주공항 이용자 수는 120만2000여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89만명)은 물론 2019년 6월(123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의 4차 유행으로 다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형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국내선 예약률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여행심리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예약 200→50건으로 확 줄어 

여행업계도 불안감에 떨고 있긴 마찬가지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 관계자는 "소비가 재개되는 분위기였는데, 코로나19 재유행 탓에 상당 부분 사그라든 것 같아 아쉽다"며 "이런 식의 재유행이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있을지 모르는 만큼 여행업계가 정상화되려면 못해도 2~3년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측은 “최근까지 (휴직 중이던) 출근 인원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었는데, 당분간은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업에 타격을 받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한 중견여행사 관계자는 “4단계로 격상된 12일의 경우 새로 들어온 국내 예약은 49건인데 취소는 70여건에 달해, 해당일 계약 건수 기준으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델타 변이 관련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진 하루 평균 국내 예약 건수가 200~300건에 달했는데, 요즘은 40~50건에 그친다”고 한다. 이 여행사는 지난달 28일의 경우 국내 여행 신규 예약 건수가 210건이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탄천주차장에 관광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정부는 여행업·항공업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6개월에서 9개월로 90일 더 연장해 주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위기를 겪는 사업주가 휴업·휴직을 실시하고 휴업수당을 지급한 경우 인건비 최대 90%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2021.6.6/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탄천주차장에 관광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정부는 여행업·항공업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6개월에서 9개월로 90일 더 연장해 주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위기를 겪는 사업주가 휴업·휴직을 실시하고 휴업수당을 지급한 경우 인건비 최대 90%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2021.6.6/뉴스1

9월 이후엔 대규모 ‘휴직 대란’ 우려

문제는 항공ㆍ여행 관련 기업들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버틸 체력이 없다는 데 있다. 올 1분기 대한항공을 제외한 전 항공사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112억원의 영업손실과 23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 제주항공 873억원, 티웨이항공 454억원, 진에어 601억원, 에어부산 472억원의 영업적자를 각각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 에어서울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기존 고용유지 지원금 혜택이 3개월 더 연장돼 9월까지 버틸 수 있게 됐지만, 여름 성수기 장사마저 불투명해지면서 ‘그 이후’의 전망이 더 어두워졌지 때문이다. 고용유지 지원금이 끊기면 대규모 무급 휴직으로의 전환이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익명을 원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성수기는 고사하고, 항공업계는 끝을 모르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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