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감염 걱정 줄여주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 다시 각광

중앙일보

입력 2021.07.14 14:12

14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 코로나19 임시 선별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차량에 탄 검사자를 상대로 검체검사를 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14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 코로나19 임시 선별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차량에 탄 검사자를 상대로 검체검사를 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머리를 자동차 머리 받침대에 딱 붙이세요. 그래야 안 아파요”

14일 오전 9시쯤 인천시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 푸른색 전신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같은 내용의 당부를 반복했다. 보라색 수술용 장갑에 일회용 장갑까지 걸친 그의 손에는 면봉이 들려 있었다. 자동차에 탄 남성에게 다가가 능숙한 솜씨로 면봉을 움직인 지 십여 초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가 끝났다.

의료진 고모(27)씨는“면봉으로 코를 찌르면 아프다 보니 검사자가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차에 탄 검사자들에게 머리 받침대에 몸을 기댄 뒤 고개를 살짝 젖히라고 한다”고 말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이날 아시아드 주 경기장엔 이른 시간부터 장사진이 펼쳐졌다.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차량이었다. 지난 13일 인천시는 아시아드 주 경기장 외곽에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검사대상이 늘어나자 1년 2개월 만에 드라이브 스루 카드를 꺼냈다.

무더위·감염 덜 노출돼 선호

코로나19 검사자들은 드라이브 스루 검사 순서를 기다리면서 차량에 탄채 안내문을 읽고 인적사항을 적는다. 심석용 기자

코로나19 검사자들은 드라이브 스루 검사 순서를 기다리면서 차량에 탄채 안내문을 읽고 인적사항을 적는다. 심석용 기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시간 야외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게 장점이다. 차례대로 선별진료소에 진입해 인적사항 등을 적은 뒤 이동해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5분. 검사시간은 30초 이내다. 줄 서는 동안 외부 노출을 최대한 피할 수 있어서 감염과 더위를 모두 피할 수 있다.

이날 선별진료소를 찾은 이들 중에도 가족 단위 검사자가 많았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김모(44)씨는 “어머니가 검사 통보를 받았다. 나이 많은 어머니가 걱정돼 차를 타고 같이 검사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한 차량에 탄 여러 명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김모(38)씨는 “3인 가족 모두가 검사대상이 됐다”며 “아이가 어려서 줄 서는 게 걱정이었는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그나마 대기시간이 짧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낮 12 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점심 및 방역 시간으로 이용할 수 없다. 심석용 기자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낮 12 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점심 및 방역 시간으로 이용할 수 없다. 심석용 기자

방역 당국은 사실상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한 상황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감염자 선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3~5월 인천 선학경기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다. 당시 200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영 효과를 살펴본 뒤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추가설치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검사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은 김진용 인천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코로나19 국내 1번 확진자의 주치의인 김 과장은 학회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안전을 지키면서 검사·진료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접한 칠곡 경북대병원이 내부 논의를 거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검사를 시작했고 뒤이어 전국 지자체가 차례로 드라이브 스루 선료소를 설치했다.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드라이브 스루는 모범 사례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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