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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이게 출근한 당신 표정? 英경제지가 고발한 韓갑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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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네이버ㆍ카카오ㆍ쿠팡 등 IT 기업 직장 문화를 비판했다. 사진은 성남 분당구 네이버 사옥. 뉴스1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네이버ㆍ카카오ㆍ쿠팡 등 IT 기업 직장 문화를 비판했다. 사진은 성남 분당구 네이버 사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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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후 지금, 당신 표정은 이럴까. 영국을 대표하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그렇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발간한 최신호에서 한국의 직장 문화를 분석하며 위와 같은 이모티콘을 헤드라인으로 달았다. 딱 봐도 행복한 표정은 아니다. 땀도 흘린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직장 문화를 들어 ‘살인적이기로 악명높다(notoriously punishing)’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네이버ㆍ카카오ㆍ쿠팡 등 정보통신(IT) 기업을 콕 집어 비판했다. 최근 네이버 직원이 상사에게 갑질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등이 계기다. 게임 기업 크래프톤 직원이 고용노동부에 직장 괴롭힘 청원을 제기한 것도 예로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신생 IT 기업들마저 특유의 오랜 직장 갑질(gapjil)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들 IT기업의 클러스터인 경기도 분당으로 추정되는 “서울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26세 박해령 씨는 이코노미스트에 “수평적 직장 문화와 젊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약속했지만 막상 입사를 하고 보니 업무량은 엄청나게 주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가르쳐주지 않더라”고 말했다.

한 소방대원이 20일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 소방대원이 20일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직장인들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쓸 수 있을지에 대한 통제권이 거의 없고, 나쁜 경영(bad management)로부터 자유로울 기회도 사실상 없다”며 “아래 직원들에게 주말 등 시간 외 근무를 맡기는 권위적 상사들의 갑질은 오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이 손을 놓고만 있는 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국 기업들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직원의 극단적 선택 이후 책임자의 사퇴와 혁신 노력을 약속했고 카카오 역시 직원 복지를 위한 과정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카카오톡]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카카오톡]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실제 젊은 세대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건 어려워보인다. 스타트업 기업에 근무한다는 27세 유동현 씨는 “스타트업 기업에 막상 가보면 위에서 어떻게 일하면 된다고 얘기를 안 해주는 데, 아마 자기들도 모르기 때문인 거 같다”며 “그런 스타트업에 가면 그냥 내가 취할 수 있는 바를 취하고 떠날 뿐”이라고 말했다.

갑질에 대한 대응은 어떨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이 (변화에) 진지하다는 것이 증명이 되지 않는 한, 실망감을 안은 직원들은 시간이 증명한 갑질 대처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며 “겉으로는 웃어주고 그냥 참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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