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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처럼 깊은 감성, 러시아에서 찾아온 이 그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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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쿠가츠, 먼 길, 카드보드에 유채, 71X101cm. 까르찌나갤러리 개관전에서 전시했으며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한전아트센터 전시에서도 선보인다.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미하일 쿠가츠, 먼 길, 카드보드에 유채, 71X101cm. 까르찌나갤러리 개관전에서 전시했으며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한전아트센터 전시에서도 선보인다.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러시아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서울 돈화문로 나마갤러리의 '굿모닝, USSR'전, 서울 성수동 갤러리 까르찌아의 '여름에 만나는 러시아 겨울'전이다. 국내에선 '미지의 세계'로 남겨져 있던 러시아 작가들의 개성 뚜렷한 작품들을 만나볼 기회다.

나마갤러리 '굿모닝 USSR' #까르지나 '러시아 겨울'전 #리얼리즘의 다채로운 변주

베일 벗는 미지의 세계,  '굿모닝 USSR' 

미하일 라브렌코(1920~2001)의 '의사의 초상', 1949, 캔버스에 오일, , 100x70cm, [사진 나마갤러리]

미하일 라브렌코(1920~2001)의 '의사의 초상', 1949, 캔버스에 오일, , 100x70cm, [사진 나마갤러리]

USSR은 1991년 해체된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을 뜻하는 말. 30일까지 열리는 '굿모닝 USSR'전은 러시아 작가 55명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제목이 드러내고 있듯이 작품 대다수가 1930~1990년대 구소련 회화로 리얼리즘, 정물화, 풍경화, 인물화, 추상미술 등 폭넓은 시기의 다양한 러시아 미술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경기도 평택에 개관 예정인 mM아트센터가 소장한 '조아 컬렉션' 작품들이다. mM아트센터를 여는 국내 철강업체 조아물산은 약 30년 가까이 러시아 회화 1400여 점을 수집해왔다. mM아트센터 최승일 관장은 "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90년대 초까지 소비에트 국경은 외부로부터 봉쇄돼왔기 때문에 전후 소비에트의 미술은 오늘날에도 외국인들에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면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변주된 특유의 예술 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토좌로프, 가을의 벌판, 24.6x73,4cm, 보드에 오일, 1955.[사진 나마갤러리]

스토좌로프, 가을의 벌판, 24.6x73,4cm, 보드에 오일, 1955.[사진 나마갤러리]

벨리크, 정원, 51x70cm, 캔버스에 오일, 1984,[사진 나마갤러리]

벨리크, 정원, 51x70cm, 캔버스에 오일, 1984,[사진 나마갤러리]

전시작 중엔 스토좌로프, 코미사로프 등 러시아 예술가 최고 칭호인 '인민 예술가' 칭호를 받은 작가들 10여 명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레핀대 교수를 역임한 라브렌코의 '의사의 초상', 스토좌로프의 '가을의 벌판' 과 크이싸의 급류', 체바코브의 '여성 노동자', 벨르이흐의 '정원' 등을 눈여겨 볼 만하다.

여름에 만나는 러시아 겨울  

미하일 이조토프, 겨울풍경, 1996, 80x120cm, 캔버스에 오일.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미하일 이조토프, 겨울풍경, 1996, 80x120cm, 캔버스에 오일.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미하일 쿠가츠, 초겨울, 2014, 79x109cm, 카드보드에 오일.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미하일 쿠가츠, 초겨울, 2014, 79x109cm, 카드보드에 오일.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이고르 베르디셰프, , 2006, 둑에서, 80x100cm, 캔버스에 오일.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이고르 베르디셰프, , 2006, 둑에서, 80x100cm, 캔버스에 오일. [사진 갤러리 까르찌나]

'여름에 만나는 러시아 겨울'전은 지난 5월 문을 연 러시아 미술 전문 갤러리 까르찌나(KARTINA)의 두 번째 전시로 25일까지 열린다. 러시아 말로 '까르찌나'는 '그림'이란 뜻이다.

이 갤러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년 넘게 거주해온 김희은 대표가 운영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아라아트센터·한전아트센터 등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러시아 미술 전시를 개최하며 쌓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아예 상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건물 4층에 자리한 작은 아트숍 규모의 공간이다. "그동안 러시아 현대 회화로 전시를 열며 큰 호응을 얻었다"는 그는 오는 30일~ 8월 16일 서울 한전아트센터 한전갤러리에서 러시아 회화 250점을 소개하는 '러시아 그림 이야기' 전시도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여 점의 회화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쿠가츠의 '초겨울', 이조토프의 '첫서리'와 '겨울풍경' 등 현대 러시아 화가들의 서정성이 짙은 풍경화들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 "러시아는 샤갈, 말레비치, 칸딘스키의 나라"라며 "진솔한 시선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은은한 색채와 섬세한 붓터치로 표현한 리얼리즘 풍경화(무드 풍경화)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장르를 대표하는 이들이 바로 미하일 쿠가츠와 미하일 이조토프라는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의 음악·문학과 마찬가지로 미술 또한 풍부한 콘텐트를 갖추고 있다"면서 "앞으로 올가 불가코바(70), 세르게이 볼코프(65)등 현대 러시아 작가를 국내에 소개하는 동시에 국제무대에 덜 알려진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러시아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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