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명 대기줄, 하이디라오 제친 中 노점상 신화

중앙일보

입력 2021.07.14 12:00

노점에서 꼬치구이를 팔았다. 작은 매장을 열었다. 7층 건물로 규모를 확장하고 메뉴를 늘렸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유명 맛집이 됐다. 중국에서 ‘노점상 신화’라 불리는 레스토랑 원허유(文和友)와 창립자 원빈(文宾)의 얘기다.

원빈 [사진 터우탸오]

원빈 [사진 터우탸오]

원허유는 중국 도시 창사(长沙)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2년 전, 줄 서 먹는 맛집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2019년 노동절 연휴, 하루에 번호표 1만 6000개를 발급하며 중국 요식업계 기록을 새로 썼다. 이후 원허유의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졌다. 현재 하루 매출 2만 위안(약 352만 원), 일일 평균 테이블 회전 8.5회, 중국 전역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매장으로 꼽힌다.

중국 후난성 창사 노점으로 시작한 외식업체 '원허유'
음식+문화 결합, 지역 맛집에서 전국적 핫플로 대변신

1987년 생 원빈은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대학 졸업 후 자동차 세일즈 맨으로 일했다. 그러다 실연의 아픔이 평탄하던 삶에 균열을 만들었다. 매일같이 노점에 가서 술을 마시던 그는 문득 생각했다.

“여기 와서 술 사먹고 취하느니 돈 벌어서 더 잘 살 생각을 해보자”

원빈의 눈에 들어온 것은 사오카오(烧烤 구이요리) 노점이었다. 노점 주인이 하루에 300위안(약 5만 3000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비용 대비 타산이 맞다는 판단 하에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23세 원빈의 창업 자금은 5000위안(약 88만 원)에 불과했다. 이 돈으로 노점과 식자재를 사고, 시리파이구(犀利排骨 ‘파이구’는 갈비라는 뜻이다)라는 간판을 만들었다. 초창기에는 하루에 3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손님이 없을 때에는 다른 노점상과 소통했고 그들을 보며 사업 수완을 터득했다. 노력의 결과물로 탄생한 자체 개발 소스 3종 덕분에 원빈의 노점은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가장 붐비는 가게로 변신했다.

입소문에 찾아온 사람들이 줄을 서니 하루에 3000-5000위안(약 52-88만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일반 노점상의 10배에 달하는 수입이었다. 그가 한 달 만에 이룬 성과였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그런 원빈을 눈 여겨 본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 식자재를 공급해주던 업체 사장 양간쥔(杨干军)이었다. 오며가며 소통하던 원빈과 양간쥔은 창사의 전통 길거리 음식으로 중국 최고의 노점을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처음 자그마한 매장을 냈다. ‘원허유’라는 이름을 내 건 첫 출발이었다.

쌓아온 명성 덕분에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취두부 등 길거리 음식들을 모아 팔다가, 1년 후 룽샤(龙虾) 전문점도 추가로 열었다. 특제 소스가 가미된 룽샤 요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매장을 막 확장하던 시기, 원빈은 영국 옥스포스 출신 펑빈(冯彬)을 만나게 된다. 원허유에 합류한 펑빈은 ‘원허유(文宾和他的朋友们 원빈과 친구들)’라는 IP를 만들었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2013년, 원빈이 창사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로 TV에 얼굴을 비추면서 ‘원허유’의 인지도는 점차 더 높아졌다. 특히 후난웨이스(湖南卫视)의 예능 프로그램 톈톈샹상(天天向上)에 노출되며 중국 연예계 스타들의 핫플로 유명해졌다.

2015년에는 매출 1억 위안(약 170억 원)을 돌파했다. 같은 해 원허유는 직영+가맹 방식을 통해 매장을 전국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스타맛집으로 부상한 원허유 [사진 뎬상바오]

스타맛집으로 부상한 원허유 [사진 뎬상바오]

원빈의 꿈은 단순히 식당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 문화 산업과 결합하고, 요식업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면 ‘먹는 것’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원허유를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든 것도 이 같은 발상에서 시작됐다. 5000제곱미터 7층 건물을 임대해 80년대 창사 옛 거리의 모습을 재현했다. 오래된 가전, 가구, 물품들을 모아 복고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중국 전역에서 더 많은 방문객을 이끄는 ‘인증샷 성지’로 발돋움했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웨이보]

[사진 터우탸오, 웨이보]

앞서 언급했듯 원허유의 하루 평균 테이블 회전수는 8.5회에 달한다. 이는 유명 훠궈집 하이디라오(海底捞)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원허유는 자신의 기록을 꾸준히 경신해가고 있다. 현재 일일 번호표 발급수 2만 개, 일일 접대 손님수 5만 명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선전 원허유 [사진 바이두바이커]

선전 원허유 [사진 바이두바이커]

선전 원허유 개점 당시, 방문객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 난팡두스바오, 텅쉰왕]

선전 원허유 개점 당시, 방문객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 난팡두스바오, 텅쉰왕]

2021년 4월에는 대도시 선전(深圳)에 진출했다. 4월 2일 개점 당일 5만 명의 사람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식문화의 정의를 다시 내린 원허유는 창사에서 탄생, 광저우, 선전 등 다른 도시로 규모와 영향력을 더 확장해 나가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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