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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꼬인 KBO리그, 자칫 불똥 튈 수 있는 김경문호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6일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연합뉴스]

프로야구가 전반기 일정을 조기에 중단하면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됐던 1군 잔여 경기(팀당 6경기, 총 30경기) 순연을 결정했다. 2군 일정도 1군과 마찬가지로 35경기(13~21일)가 추후 편성된다. 이로써 4월 3일 개막한 KBO리그는 예정보다 일주일 빨리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도쿄올림픽에 따른 휴식기(7월 19일~8월 9일)가 맞물리면서 KBO리그는 한 달 가까이 멈추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KBO리그는 NC 다이노스(3명)와 두산 베어스(2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홍역을 앓고 있다. KBO에 따르면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가 두 구단 모두 30명 안팎이다. 자가격리 대상 선수만 NC 다이노스 15명, 두산 베어스가 17명. 2군에서 대체 선수를 올려 1군 일정을 소화할 수 있지만, 긴급 이사회 결론은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였다. KIA 선수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지난 11일 대구 경기에선 같은 이유로 경기 전 심판이 교체돼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더 큰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조기 중단'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불똥이 튄 건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이다. 예정대로라면 야구대표팀은 19일 서울에서 소집돼 2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훈련할 계획이었다. 18일 전반기 일정이 끝난다는 걸 고려해 26일 출국 전까지 촘촘하게 일정을 짰다. 하지만 전반기 일정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돼 원치 않은 공백기가 발생하게 됐다.

특히 대표팀에 4명(차우찬·고우석·김현수·오지환)이 차출된 LG 트윈스는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크다. LG 트윈스는 지난 6일부터 예정됐던 롯데 3연전이 모두 우천으로 순연됐다. 이어 9일부터 잡혀있던 두산 3연전마저 상대 팀에서 확진자가 나와 열리지 않았다. 5일 이후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도 8일 경기가 마지막. 대부분의 팀 사정이 비슷하다.

오는 23일 야구대표팀과 라이징 스타팀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는 고척 스카이돔의 모습. [연합뉴스]

오는 23일 야구대표팀과 라이징 스타팀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는 고척 스카이돔의 모습. [연합뉴스]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예정된 라이징 스타팀과의 대표팀 평가전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KBO는 대표팀 소집 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KBO리그 24세 이하 올스타팀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리그 중단이 발표된 12일 무관중 개최 강행 의사를 밝혔지만, 야구계 안팎에서 부정적 목소리가 꽤 크다. 리그를 멈출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 10개 구단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평가전을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감염자가 나올 경우 이에 따른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

A 구단 단장도 "중단 결정 이후에도 평가전을 강행하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라이징 스타팀과의 평가전이 불발된다면 대표팀은 다른 스파링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KBO 관계자는 "예정보다 이틀 앞당긴 17일 고척돔에서 공식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3일 라이징 스타팀과의 평가전은 예정대로 진행할 게 유력하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수습해야 한다. 방역 당국은 KBO리그 확진자가 나온 구단의 방역 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데 국가대표 선수가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결과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만약 관련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종엔트리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O는 부상이 아닌 이유로는 최종엔트리를 교체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서를 무시하기 힘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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