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서 쏘나타 시승한다”…‘10년뒤 10배 시장’ 메타버스 질주

중앙일보

입력 2021.07.14 06:00

업데이트 2021.07.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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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현대자동차가 국내 대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제트(NAVER Z)의 '제페토'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국내 대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제트(NAVER Z)의 '제페토'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모비스 상반기 채용에서 선발된 현가시험셀 박찬식 연구원은 최근 회사의 요청으로 디지털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지 않자 신입사원 교육을 언택트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교육은 집이나 다른 개인 공간에서 인터넷을 접속해 받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상반기 신입사원 200명 교육을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 김진환 경영지원부문장은 13일 “앞으로 메타버스 콘텐트를 활용해 회사 주요 사업장이나 연구소, 주행시험장 등을 투어하는 프로그램도 추가할 것”이라며 “MZ세대의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에 참여한 박 연구원은 "메타버스가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해보는 좋은 기회였고 내 캐릭터를 앞세워 동기들과 인사나 조별 게임도 하며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3D 메타버스 안에서 교육·광고·채용 진행  

현대모비스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을 받는 장면.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을 받는 장면. [사진 현대모비스]

온라인 게임이나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게임에 참여하는 내용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2018년)과 같은 레저용 IT(정보기술)로 각인됐던 매타버스가 대중문화는 물론 산업계 전반으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인 접촉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현실공간에서의 만남과 참여를 대신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축적한 ICT(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최근 들어 이를 활용한 광고는 물론 신입사원 교육, 사내 연수, 채용, 제품 시연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ㆍ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3차원(3D) 가상세계를 가리키는 말로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1992년 공상과학 소설 『스노크래시』에 처음 등장했다.

MZ세대는 메타버스서 쏘나타 시승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가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와 함께 가상공간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는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자사 차량을 구현해 시승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됐다. 또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제페토의 비디오 및 포토 부스에서 쏘나타를 활용할 수 있게 해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시승 참여자는 플랫폼 내 인기 맵(공간)인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활용, 쏘나타 N 라인을 몰아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노출시켜 앞으로의 잠재 고객인MZ세대와 소통을 활발히 하는 동시에 차량의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춘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현실 시장 2050년 320조로 성장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 플랫품을 활용해 교육을 받는 장면.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 플랫품을 활용해 교육을 받는 장면. [사진 LG디스플레이]

SKT는 지난 3월 순천향대와 협력해 국내 최초 메타버스 입학식을 선보였다. 4월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인 ‘주니어 탤런트’ 행사도 ‘점프 버추얼 밋업’ 내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했다. 이 회사는 11월 회사를 SKT(존속회사)와 SK신설투자로 인적분할하며 존속회사에서 집중할 새 사업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유영상 SKT 이동통신(MNO) 사업 대표는 기관투자자 대상 세미나에서 “7월 메타버스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는 어린이 운동회 등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글로벌 연합체인 ‘XR 얼라이언스’ 의장사를 맡으며 글로벌 협력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파주ㆍ구미ㆍ트윈ㆍ마곡의 국내 4개 사업장을 구현한 1개의 메인 홀과 5개의 그룹 홀, 8명으로 구성된 25개의 팀 홀의 3단계 네트워킹 공간을 메타버스에 만들어 신입사원 교육을 했다. 약 200명의 신입사원은 본인의 아바타로 네트워킹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동기들과 화상 소통을 하고, 릴레이 미션과 미니게임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올해 채용하는 약 900여명의 신입사원이 이와 같은 교육을 받게 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의 핵심 영역인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세계 시장 규모가 2019년 455억달러(약 51조7000억원)에서 2030년 1조5429억 달러까지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도 올해 262만명 규모에서 2030년에는 2336만명까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역시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5년 2800억 달러(약 3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PwC]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PwC]

메타버스서 사용 가능한 인공감각 개발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메타버스 기술에 적용 가능한 인공감각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이 발전한다면 가상공간에서의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고려대 전자정보공학과,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공동연구팀은 메타버스를 적용할 수 있는 인간 피부-신경모사형 인공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전자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

사람은 다양한 유형의 촉각 수용기를 통해 압력, 진동, 마찰 등 정보를 조합해 촉각을 느끼기 때문에 메타버스나 가상증강현실은 물론 인공피부, 로봇형 의수나 의족에 활용되는 인공감각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실제 사람의 감각기관처럼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압력은 전기신호로 바꿀 수 있는 압전재료와 압전 저항성 재료를 조합해 전자피부를 만들었다.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신경신호의 패턴학습을 바탕으로 감각시스템을 구현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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