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벌써 2명 사망…미얀마 교민, 中백신 구하러 다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4 05:00

미얀마 쿠데타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1월 30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 관계자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코비실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쿠데타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1월 30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 관계자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코비실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군부 쿠데타와 코로나19 악화로 곤경에 빠진 미얀마에서 12일 교민 한 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 사망한 또 다른 한국 교민과 마찬가지로 둘 다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 13일 본지 취재에 미얀마 한인회는 이 같은 상황을 알리면서 “한국 정부의 백신 지원이 아직 없어 중국 의료진을 통해 백신을 자체적으로 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한인회, 백신 맞을 길 막막하자
중국봉제협회와 협의, 시노팜 백신 구해
"교민들, 이르면 이달 말부터 1차 접종"

한인회에 따르면 전날 한인회 관계자 장모(46·남)씨가 자택에서 호흡곤란과 심한 감기 증세를 호소하다 숨졌다. 이보다 이틀 전 현지 교민회에서 오래 활동해온 김모(65·남)씨가 호흡곤란과 저체온증으로 숨진 데 이어서다.

한인회보 관계자 A씨는 "김씨의 사망으로 황망해 하던 중에 김씨의 장례를 함께 준비하던 장씨마저 갑자기 감기 증세를 호소하더니 자택에서 숨지고 말았다"고 했다. 그는 "장씨는 지병도 없고 운동 좋아하는 건강한 40대 남성이었다. 믿기질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양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59)씨는 김씨의 비보에 비통함을 전했다. 그는 "증세가 있다가 나아지는 듯하더니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황망하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현재 코로나에 걸려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수배 중이거나 병원 문을 닫았고, 군 병원 밖에 제대로 연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의료용 산소통마저 부족해 현지인 사망자도 폭증하고 있다.

A씨는 "교민 중에도 코로나 걸린 이들이 수십명으로 파악되는데,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민들은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의 ‘백신 지원’을 비교하며 성토하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중국 교민들은 자국의 원조로 백신을 대부분 접종했는데, 한국 교민들에 대해선 어떤 대책도 나온 게 없다. B씨는 "현재 미얀마에 있는 1000여명 교민들은 사업과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은 것"이라며 "적어도 영사관을 통해서 백신이라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교민회 관계자 C씨도 "한국 교민 95%는 백신을 못 맞은 상황"이라면서 "중국 교민들은 (정부 통해)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다 못한 한인회는 자체적으로 백신 수급에 나선 상황이라고 한다. 12일 한인회와 한인봉제협회가 중국봉제협회와의 협의로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회당 30달러(약 3만4000원)에 사기로 하고 백신 접종을 원하는 교민들의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이르면 이달 말 1회차 접종이 시작된다고 한인회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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