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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또 생활치료센터로…경기대 기숙사 학생 ‘부글부글’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가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재개소 하기로 한 가운데 12일 경기대학교 기숙사에서 육군 51사단 장병들이 생활치료센터 개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가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재개소 하기로 한 가운데 12일 경기대학교 기숙사에서 육군 51사단 장병들이 생활치료센터 개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경기대 기숙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로 재지정되면서 일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8일 오후 경기대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재전환하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200명대였던 경기지역 코로나19 환자 수가 300~400명대로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경기대 기숙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됐다. 이에 경기대는 총학생회에 소식을 전하고 “12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경기도에 전달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다음날에도 “오늘 당장에라도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 전환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고 한다.

경기대 기숙사 14일부터 생활치료센터로

경기대 총학생회는 경기도에 “학생들의 희생이 크다. 다른 장소를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했으면 좋겠다”며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방학에 돌입하긴 했지만 125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도의 거듭된 읍소에 경기대 총학생회는 “오는 18일까지 기숙사를 비우겠다”며 한발 물러섰다고 한다. 이에 경기도가 “상황이 시급하다. 12일까지 비워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기숙사 퇴소 일정과 조기 퇴소로 인한 기숙사 일부 비용 환불 문제, 대체 숙소 마련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경기도와 경기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일 간담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조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되는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난 12일 오후 육군 제51사단 장병들이 분주하게 물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되는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난 12일 오후 육군 제51사단 장병들이 분주하게 물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12일 오후 3시였던 기숙사 퇴소 시점을 13일 오후 5시로 연장했다. 기숙사를 조기 퇴소한 뒤 귀가하는 학생에겐 교통비와 택배비를 지원하고 기숙사비 일부를 환불해 주기로 했다. 또 2학기 개강 전에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종료하기로 약속했다.

경기도는 학교에 머물길 원하는 학생에겐 수원 보훈공단보훈원을 대체 숙소로 제공하기로 했다. 기숙사에 남아있던 학생 125명 중 70명은 대체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고 한다. 경기대 기숙사는 오는 14일 오후 2시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재전환된다.

“또 경기대 기숙사냐” 일부 학생 반발도 이어져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경기대 기숙사가 또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경기도가 충분한 협의 없이 급하게 통보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모(23)씨는 “확진자가 증가한다고 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를 일방적으로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10일에 합의하고 3일 만에 짐을 싸라고 하는 것도 어이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2일부터 생활치료센터 전환 작업과 학생들의 퇴소 준비가 시작되면서 기숙사가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경기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기숙사는 학생들에겐 집이나 마찬가지인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그래서 경기도에도 ‘다른 곳을 찾아보라’는 반대 의견을 전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의 입장이 워낙 굳건해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한 합리적 대안을 추진하는 조건으로 수락하긴 했다”면서도 “그동안 4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예상이 계속됐는데 왜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확진자가 급증한 뒤에야 통보식으로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3일 열린 코로나19 대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학생들과 충분히 협의했고, 학교 당국의 협조를 얻어 학생들도 만족할만한 수준의 대안을 만들어서 (생활치료센터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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