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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찍 온 열대야, 장마 끝나는 20일께 열돔 덮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지난해 보다 23일 빠르게 서울에서 올여름 첫 열대야가 발생한 지난 12일 오후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보다 23일 빠르게 서울에서 올여름 첫 열대야가 발생한 지난 12일 오후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의 첫 열대야 발생일이 지난해보다 20여일 앞당겨졌다. 장마의 이른 종료와 ‘열돔(Heat Dome) 현상’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올여름 무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폭염특보, 주중 계속 더워 #장마 정체된 틈타 습한 더위 습격 #기상청 “최고 폭염 2018년과 비슷”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 최저 기온은 26.3도로, 올해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지난해(8월 4일)보다 23일 빠르다. 전국적으로도 폭염 특보가 발령되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폭염과 열대야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건 장마의 위력이 예상을 밑돌고 있어서다. 현재 한반도 상공의 장마 정체전선은 소강상태다. 장마 전선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부딪치며 발생하는데, 한반도 대기 상층부에는 하층과 달리 뜨거운 공기가 충분히 유입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장마 전선은 한반도를 피해 동서로 길게 흩어져 중국과 일본에 걸쳐있는 상황이다. 이들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정체전선이 비어있는 틈을 타 습한 더위가 찾아왔다.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한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내내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까지 낮 기온은 32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3도 이상으로 예상되며, 일부 남부지방과 중부 내륙은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열대야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도심 지역의 건물과 지표면이 밤에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불어오면서 열대야가 이어질 것”며 “지표면의 열을 식힐 장맛비 소식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다만 서쪽에 위치한 저기압이 17일쯤부터 약화하면서 기온은 다소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 및 열대야 발생 일수 순위

폭염 및 열대야 발생 일수 순위

장마 전선은 17~19일 사이에나 다시 활성화해 비를 뿌릴 예정이지만 강우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장마 전선이 20일쯤에는 한반도 북쪽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장마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평년보다 늦은 7월 3일에 시작해 ‘지각 장마’라는 평가를 받은 올해 장마는 예보대로 20일에 종료될 경우 6일에 불과했던 1973년, 16일이었던 2018년에 이어 1999년과 함께 역대 세 번째로 짧은 장마로 기록된다.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본격화한다. 기상청은 ‘열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반도 남서쪽 5㎞ 상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동쪽 10㎞ 상공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다. 두 고기압은 앞으로 커지면서 20일을 전후해 한반도 상공에서 겹쳐질 전망이다. 두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면 햇볕을 받아 달궈진 지표면에서 빠져나온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서부 지역이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계 상황은 사상 최고 수준의 폭염이었던 2018년과 비슷하다. 열돔 현상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만약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 그때와 비슷한 폭염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8년 8월은 전국 평균 기온이 27.3도로 평년(25.1도)보다 2도 이상 높았다. 전국 열대야 일수는 9.9일(평년 2.8일)로 가장 길었고, 평균 폭염일수도 14.3일(평년 5.3일)로 1973년 통계작성 개시 이후 두 번째로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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