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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잡아라” 금융권도 메타버스에 올라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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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라울과 전광석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등장한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아바타다. 두 사람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신입 행원들과의 회의에서 각각 아바타를 이용해 참여했다. 권 행장은 13일 회의에서 “‘MZ세대’(밀레니엄+Z세대, 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라며 “메타버스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가상지점 개설 준비 #신한은행은 ‘AI 행원’ 개발 나서 #하나·우리은행, 행장 아바타 선봬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신입 행원 연수공간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만들었다. 현재 인천 청라의 하나은행 연수원에선 대면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수원 시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면서다. 대신 하나은행은 가상세계의 연수 공간을 비대면 교육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지점 개설을 연구하고 있다. 이 은행은 올해 초부터 내부 회의뿐 아니라 고객과의 상담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메타시티포럼과 지난달 업무협약을 맺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메타버스에서 지점 개설과 모의투자, 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고객이) 실제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등은 인공지능(AI) 행원도 개발 중이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메타버스에서 구매 경험은 오프라인 구매 경험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금융회사들이) ‘Z세대’(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 등에게 관련 경험을 제공해 자사 금융상품 이용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메타버스 업체인 로블록스는 고객이 각종 콘텐트를 구매할 때 암호화폐(로벅스)를 쓰게 한다. 로벅스는 개당 0.0035달러의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지난해 127만 명의 개발자가 로블록스에서 게임 등을 팔았다. 1인당 평균 1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메타버스 기술은 온·오프라인 연결이라는 기술적 특성을 바탕으로 금융업의 업무 방식과 고객의 니즈(필요),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석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향후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중심으로 가상경제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라며 “그러면 금융회사가 가상과 현실의 자산을 중개하는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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