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골프채 받은 판사, 감봉 3개월 그친 이유 "짝퉁이라서"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22:32

업데이트 2021.07.13 22:59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사업가로부터 ‘명품 골프채’ 등을 받은 의혹이 일었던 현직 부장판사가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해당 부장판사가 받은 골프채를 감정한 결과 ‘짝퉁’으로 판명돼 대법원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법원 징계위원회는 최근 서울중앙지법 소속 A부장판사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하고 14일 이를 관보에 게재한다고 밝혔다.
A부장판사는 2019년 2월 지인인 사업가 B씨로부터 골프채와 과일 상자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A부장판사의 비위 의혹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4월 공수처가 A부장판사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법관징계법 2조는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를 법관 징계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A부장판사가 받은 골프채는 당초 수천만 원에 달하는 최고급 골프채로 알려졌다. 하지만 징계 심의 과정 중 외부 기관에 골프채의 진품 여부에 대한 감정을 맡긴 결과, 감정가액이 약 52만원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A부장판사가 받은 골프채는 ‘짝퉁’이었던 셈이다.

대법원은 이런 점을 종합해 A부장판사에게 감봉 3개월과 징계부가금 100여만원 처분을 했다. 징계부가금은 취득한 금전의 5배 내에서 정해진다. 감봉 처분은 처분 기간 보수의 3분의 1 이하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법원은 다만 A부장판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 등 추가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청탁금지법의 적용 기준인 1회 100만원 이상의 금품 수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부장판사의 소속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사무분담위원회를 열어 민사부에 있던 A부장판사의 보직을 민원인과의 접촉이 없는 부서로 변경했다. 법관징계법에 따르면 A부장판사는 징계 처분에 불복할 시 징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 대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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