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221만원, 알바 263만원…편의점 접고 알바 하렵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18:27

업데이트 2021.07.13 19:39

"사장인 나는 220만원, 알바생은 260만원, 편의점 접고 알바 해야겠다."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전모(61)씨는 13일 본사 매니저를 만나 폐업 절차를 의논했다. 7년째 49㎡(약 15평) 안팎의 매장을 운영해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따져보니 내 수입이 평일 야간 알바생보다 적을 것 같다"며 "차라리 편의점을 접고 알바를 하는게 낫겠다 싶다"고 말했다.

전씨는 편의점을 24시간 운영하며 한 달에 8일만 일하는 알바생부터 20일을 일하는 알바생까지 5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평일 오전 6시부터 15시까지 하루 9시간을 근무한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20일간 야간 알바생에게 지급해야 할 내년도 월급은 260만원, 그가 임대료‧인건비 등을 제하고 가져갈 수 있는 돈은 22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편의점. [뉴스1]

서울의 한 편의점. [뉴스1]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현재보다 5.1% 올린 916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고스란히 소상공인 몫으로 넘겨졌다. 특히 편의점 등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매출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마포구 편의점주인 전씨의 수익을 찬찬히 따져봤다. 지난달 이 편의점의 매출은 6927만원, 상품구입비 등을 제외한 매출이익(65%) 등 총수입은 1380만원이다. 여기서 임대료 등 영업비 500만원, 인건비 607만원을 제하고 나면 274만원이 남는다. 또 편의점을 차리면서 받은 대출(5000만원) 이자까지 따지면 실제 수익은 250만원이다.

현재 이 편의점의 알바생 중 가장 많은 돈을 받는 근무자는 평일 야간(22시~06시)에 20일을 일하고 250만원을 받고 있다. 같은 상황이라면 이 알바생은 내년엔 263만원을 받게 된다. 전씨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 221만원이 된다.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서도 편의점계는 ‘그나마 남들보다 낫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어려움을 버텨왔다. 매출 변동성이 크지 않고 손님도 크게 줄지 않아 안정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게 업주들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주는 “편의점을 차리려고 대출을 받았다면 수익은커녕 알바비 지급도 허덕인다"며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임대료도 제대로 못내는 적자 점포가 수두룩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장당 월 평균 매출은 4800만원, 평균 매출이익(23%)에서 임대료‧알바비‧세금 등을 제하면 실제 점주(주 45시간 근무)가 가져가는 순수익은 200만원 정도다.

최저임금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저임금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자영업자 폐업 증가 불러올 것"

편의점주 같은 소상공인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그나마 빚으로 버티던 자영업자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02조원으로 1년 새 118조원(17.3%) 증가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자영업자 대출 증가→폐업 증가로 이어져 경기 악순환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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