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구름 재난징조?" 인니 발칵…같은날 한라산에도 떴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17:44

업데이트 2021.07.13 17:58

13일 인도네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주일전 수마트라섬의 아체특별자치주(州) 반다아체 일대에서 렌즈구름이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SNS캡처]

13일 인도네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주일전 수마트라섬의 아체특별자치주(州) 반다아체 일대에서 렌즈구름이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SNS캡처]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장맛비가 그치자 한라산 중턱 하늘엔 희귀한(?) 구름이 떠올랐다. 구름 모양이 마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닮았다고 해서 일명 'UFO구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관광객들은 감탄하며 휴대폰을 꺼내들고 사진에 담기 바빴다.


기상청에선 볼록렌즈 여러 개가 겹쳐있는 모양에서 착안해 '렌즈운'이라고 부르고 있다. 제주 한라산 일대에선 'UFO 구름'이 종종 뜨기에 그리 어색하지 않지만, 인도네시아에선 이 구름 탓에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다.

인니 상공에 'UFO 구름'…주민들 쓰나미 악몽 

13일 수아라·안타라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특별자치주(州) 반다아체 지역 상공에서 'UFO 구름'이 떠올랐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 구름의 사진과 함께 "재난의 징조"란 소문이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이들이 'UFO 구름'에 과민반응을 보인 건 지난 2004년 겪은 쓰나미 때문이다. '인도양 쓰나미'로 인해 당시 17만명이 생명을 잃었다. 작년 8월에도 이 지역 하늘에 쓰나미가 몰려오는 형상을 한 구름이 떠올라 한차례 소란이 빚어진 바 있다.

결국 이 나라 국가기후지질기상청이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수 있어 집 안에 머무는 것이 안전하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잦아들었다. 이들은 그러면서 "항공기의 경우 해당 구름 인근에서 난기류나 흔들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별다른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노형미리내공원 하늘에 렌즈구름이 나타났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제주시 노형미리내공원 하늘에 렌즈구름이 나타났다. 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고온다습 남서풍+산+대기역전층 '합작품' 

그렇다면 왜 렌즈구름이 발생하는 것일까. 국내에서 이 구름이 잦은 빈도로 발생하는 곳은 바로 제주. 해발 1950m 높이 '한라산'이 주요 원인이다. 북태평양고기압에서부터 생겨난 강한 남서풍이 습기를 머금은 채 한라산 허리를 돌아 넘어오면서 소용돌이가 생기는데, 이때 국지적으로 저기압이 나타나며 구름이 형성된다.

여기에 하늘의 하층보다 상층의 기온이 높은 '대기 역전층'이 있는 경우, 위로 올라가지 못한 구름이 옆으로 퍼지게 되는데 강한 남서풍과 만나 한라산을 휘감으면서 UFO 모양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한번 만들어진 렌즈구름은 강한 기류 운동에도 모양이 바뀌지 않는다. 아래위로 겹겹이 쌓이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 장시간 이어지지 않아 관광객들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자아내게 한다. 김길엽 제주지방기상청 기상사무관은 "한라산이 없다면 제주에서 렌즈구름과 같은 명작은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한 난류 발생…항공기 운항에는 위협 

이 구름이 나타났다고 해서 재난을 예고하거나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는 건 아니다. 다만 항공기의 경우 렌즈구름이 발생한 상공을 지나갈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대기 역전층 부근에서는 강풍이 산을 타고 넘을 때 파동이 생기며 렌즈구름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발생하는 강한 난류는 항공기 운항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66년 일본 후지산 인근에서 도쿄발 홍콩행 영국해외항공(BOAC) 911편이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24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사고 30분 전 기상위성 사진에 렌즈구름이 관측됐고, 항공기가 후지산에서 발생한 강한 난류로 공중분해 된 게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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