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안티페미 다 때렸다, 언니 윤여정 빼닮은 윤여순 입담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16:57

업데이트 2021.07.13 19:23

한국 대기업 최초 여성 임원인 윤여순 씨(오른쪽)와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 윤여순 씨의 언니가 배우 윤여정 씨다. [CICI 제공]

한국 대기업 최초 여성 임원인 윤여순 씨(오른쪽)와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 이사장. 윤여순 씨의 언니가 배우 윤여정 씨다. [CICI 제공]

1984년의 프랑스 파리, 이역만리 한국에서 날아온 두 여성이 있었으니, 윤여순과 최정화. 배우 윤여정의 동생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이 한국 대기업 최초의 여성 임원이라는 성취를 일궈낸 그 윤여순 씨다. LG에서 인화원 전무 및 LG아트센터 대표로서 임무를 완수한 그의 오랜 친우가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이다.

당시 이들은 파리의 하늘 아래 함께 배고픔과 외로움을 달랬다. 그리고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이 둘은 다시 마주 앉았다. 성공한 인생 선배들로서다. 프랑스어 통역 1세대인 최 이사장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윤여순 씨를 초대했다. 둘의 랑데부를 중앙일보가 독점으로 지켜본 뒤 윤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여순 대표가 내민 명함엔 ‘코칭 경영원 파트너 코치’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다. LG 인화원 전무로 한국 대기업 최초 여성 임원을 지낸 그는 은퇴 후엔 코칭 전문가로 거듭났다. 인사 업무를 전문으로 해왔던 그에게 딱인 천직이다. 그런 그가 이날 자주 한 말이 있으니, “유 네버 노우(You never know).”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이었다. 그 자신이 증거다. 그는 “나도 실패 참 많이 했다”며 “도전을 계속하다 보면 실패란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과,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걸 체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배우 윤여정(오른쪽)의 동생이자 LG 첫 여성 임원을 지낸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왼쪽). 언니의 수상 직후, 윤 전 대표는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 했네"라는 문자만 넣었다고 한다.사진 tvN 캡처

배우 윤여정(오른쪽)의 동생이자 LG 첫 여성 임원을 지낸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왼쪽). 언니의 수상 직후, 윤 전 대표는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 했네"라는 문자만 넣었다고 한다.사진 tvN 캡처

LG 인화원 전무가 된 것도 그랬다. 그는 “(LG 재직 당시) 힘들어서 사표를 쓰고 나갈망정, 족적이라도 남겨두자는 생각으로 사이버 아카데미라는 걸 만들었다”며 “마침 여성 임원 재목을 찾던 윗선에서 알아봐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은 맞지만, 한탄만 하고 좌절만 하면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대신 ‘아 이 운동장의 기울기는 이러하니 이렇게 올라가보자’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경험을 담아 지난해엔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라는 책도 출간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말은 없어져야 한다”면서다. 그는 “실제 다수 일하는 여성 후배들이 하는 질문이 ‘여성 상사가 나에게만 더 엄하고 까다로운 것 같다’는 내용”이라며 “하지만 그건 그 여성 상사가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남녀불문 다양한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화 CICI 이사장이 진행한 문화행사에서 서울 통의동 아름지기 한옥 본사를 방문한 모습. 2013년 행사다. 왼쪽 앞에서 두 번째에 윤여순 당시 LG아트센터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 왼쪽부터 정이안 한의사, 윤 대표, 비모스키(두산그룹 부회장) 부인, 이혜순 담연 대표, 알렉산드라 프라세티오(Alexandra Prasetio) 인도네시아 대사 부인, 생베르(로레알 코리아 사장) 부인, 최정화 이사장, 베르나르(디올 코리아 지사장) 부인과 어머니, 신연균 아름지기 이사장, 디디에 벨투와즈 Cs 대표, 이재욱 율촌 변호사. (직함은 모두 행사 당시 기준) [중앙포토]

최정화 CICI 이사장이 진행한 문화행사에서 서울 통의동 아름지기 한옥 본사를 방문한 모습. 2013년 행사다. 왼쪽 앞에서 두 번째에 윤여순 당시 LG아트센터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 왼쪽부터 정이안 한의사, 윤 대표, 비모스키(두산그룹 부회장) 부인, 이혜순 담연 대표, 알렉산드라 프라세티오(Alexandra Prasetio) 인도네시아 대사 부인, 생베르(로레알 코리아 사장) 부인, 최정화 이사장, 베르나르(디올 코리아 지사장) 부인과 어머니, 신연균 아름지기 이사장, 디디에 벨투와즈 Cs 대표, 이재욱 율촌 변호사. (직함은 모두 행사 당시 기준) [중앙포토]

최근 일명 ‘페미 대 안티 페미’ 논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먼저, 일부 강성 페미니스트들엔 이런 얘기를 전하고 싶어했다.

“피해의식만 갖고 있다면 백발백중 여자 손해에요. 내가 이기고 싶다면 아직 이 사회의 주류인 남자를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강하게 울부짖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그걸로 끝이에요. 십보를 전진하기 위해 때론 일보를 후퇴할 줄도 알아야 해요.”

안티 페미라는 일부 남성에겐 이런 얘기를 전했다.

“지금 당장은 남성이 역차별당한다고 보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단견입니다.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여성은 수천 년을 핍박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그걸 그저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여성과 어떻게 함께 잘 지낼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한국 여성에겐 특별한 DNA가 있어요. 지금처럼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 수준이 선진국 중 최하위권이라면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해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봅시다.”    

윤여순 씨가 출연한 ‘최정화의 랑데부’는 13일 업로트(https://youtu.be/SjIs5gK0BbY) 됐다. 방송인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최근 출연해 평균 4%대였던 시청률을 6%로 끌어올린 그의 입담을 생생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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