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친모 “낳지도, 바꾸지도 않았다”…검찰 징역 13년 구형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15:41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친모 결심공판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A씨가 지난 4월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첫 재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A씨가 지난 4월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첫 재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생물학적 친모 A씨(48)에 대해 검찰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여전히 A씨는 최후 변론에서 “나는 아이를 낳은 적도 없고, 바꿔치기한 적도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13일 오후 경북 김천시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진행된 4차 공판에서 검찰은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이 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범행 수법이 반인륜적이고 불량하고, 바꿔치기한 아이가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행방을 진술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유전자(DNA) 감정 결과에도 지속적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뉘우치며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피고인에 징역 13년을 선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끝까지 혐의 부인, 반성않는 태도”

검찰의 구형이 이뤄지는 결심공판에서도 검찰과 A씨 측은 서로 엇갈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검찰은 A씨가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시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자신의 큰딸 B씨(22)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도 임신 시기로 추정되는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생리대 구매를 중단한 점과 보정 속옷을 구매한 점, 임신·출산 관련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가 삭제한 점, 신생아 식별띠가 분리돼 있었던 점 등을 증거로 들었다.

검찰이 이런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A씨의 남편이 방청석에서 소란을 피워 재판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친모 A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4월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숨진 여아를 추모하기 위해 사진 앞에 차려 놓은 밥상. 뉴스1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친모 A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4월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숨진 여아를 추모하기 위해 사진 앞에 차려 놓은 밥상. 뉴스1

반면 A씨 측은 이런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출신 사실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아이를 낳은 적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 약취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A씨 “재판부가 모든 방법 동원해 진실 밝혀 달라”

A씨 변호인은 “DNA 감식 결과를 역추적해서 (A씨가) 유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망한 여아가 A씨와 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 외에 (검찰이) A씨밖에 아이를 바꿔치기할 사람이 없었다고 추측한 것에는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아이를 어떻게 바꿔치기 했느냐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없다는 반박이다.

A씨도 직접 변론에 나서 “아이를 바꿔치기한 적도 없고, 아이를 낳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낳은 딸과 (바꿔치기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며 “저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재판부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눈물을 흘렸다.

지난 공판에서 A씨 측이 제시한 ‘키메라증’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키메라증은 한 사람이 두 가지 DNA를 갖고 있는 증상을 말한다. 검찰은 “B씨와 사망한 아이의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키메라증으로 설명이 되지만, A씨와 숨진 아이의 친자 관계가 성립하는 건 키메라증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7일 이뤄진 3차 공판에서 A씨 측은 A씨가 ‘키메라증’을 앓고 있는지 검토할 계획을 밝혔다. A씨 측은 “키메라증에 관한 자료가 증거가치가 있을지 고심했으나 (재판부에) 제출해서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B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4월 9일. B씨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B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4월 9일. B씨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A씨의 DNA 검사를 네 차례 실시한 결과 모두 A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출산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다만 A씨는 또 다른 혐의인 사체은닉미수는 인정했다. 지난 2월 B씨가 살던 집에 홀로 남겨져 숨진 채 발견된 아이를 이불과 종이박스에 넣어 버리려고 시도한 혐의다. A씨는 시신을 상자에 담아 어딘가로 옮기려고 했지만 갑자기 바람 소리가 크게 나 공포감을 느끼고 시신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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