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술집 못가니 호텔로" 60대 유명화가, 20대 성폭행 의혹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11:40

업데이트 2021.07.13 19:36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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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유명 화가가 갤러리에서 일하던 20대 계약직 직원을 '코로나로 술집에 못가니, 호텔에서 술을 마시자'고 유인한 후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해운대경찰서, 갤러리 여직원 성폭행 혐의 검찰 송치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로 A갤러리 전속작가 B씨를 기소의견으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B씨는 자신의 전시회를 앞두고 갤러리에서 업무 보조를 위해 채용한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A갤러리 인턴으로 일했던 C씨는 올 4월 B씨의 전시회를 함께 준비하자는 제안을 받고 지난 5월 전시회 업무 보조를 맡았다.

전시회 기간 중 B씨는 주말 근무차 출근한 C씨와 동료 직원 D씨에게 "이번 주가 부산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며 회식을 제안했다. D씨가 선약을 이유로 거절하자 B씨는 C씨에게 "둘이서라도 밥을 먹자"고 했다. B씨는 식사 뒤 "코로나로 술집에 갈 수 없으니 호텔에서 2차를 하자"며 C씨를 자신이 투숙 중인 호텔로 데려갔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호텔에 도착한 B씨는 "춤을 함께 추자"며 C씨를 껴안은 뒤 강제로 옷을 벗긴 후 성폭행했다. 이후 C씨는 "화장실에 가겠다"며 옷을 입은 뒤 방에서 도망쳐 나왔다. C씨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씨가 방을 나온 C씨를 따라가 호텔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등을 확보했다.

경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C씨는 "갤러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B씨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정직원 채용 등에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인기작가 B씨, 뉴욕서도 활동…1억원 넘는 작품도   

A갤러리의 전속작가로 활동해온 B씨는 서울·부산·뉴욕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열어왔다. 일부 작품은 미술품 경매에서 1억원이 넘는 고가에 거래됐다. 사건에 대한 중앙일보의 질의에 B씨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지금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A갤러리 측은 "전시 기간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전달받은 상황"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 갤러리가 개입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피해자 법률 대리를 맡은 김기률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과 신체적 피해로 인해 작가가 되겠다는 꿈마저 잃은 상태"라며 "미술·예술계에서 오래 전부터 고착화된 수직적 문화, 성인지 감수성 결여 등 고질적인 병폐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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