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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입시·펀드·공직 불로소득"에 정경심 "딸에 고통 골백번 후회"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05:00

업데이트 2021.07.1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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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뉴스1]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뉴스1]

“저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전체가 지옥 같은 고통의 시간을 보낸 2년이었습니다”

[法ON] 조국 2라운드 ⑫ 2심 최후진술

정경심(59) 동양대 교수가 12일 항소심 최후 진술을 시작하며 밝힌 지난 2년간의 소회입니다. 정 교수가 준비해온 의견을 읽어내려가자 중계 법정에 앉은 지지자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거나 화면을 쳐다보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심담·이승련)는 이날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 교수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날 재판에서 1·2심을 통틀어 어떤 재판 때 보다도 많은 말을 했습니다. 정 교수는 사실상 공개 법정에서의 마지막 발언 기회였던 이날 어떤 심정을 털어놓았을까요.

마지막 소회 쏟아낸 정경심 “증거란 말만 들어도 패닉”  

처음 발언 기회를 얻은 건 재판 초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항소심에서 조사한 증거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재판장의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정 교수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잠시 멈칫하며 변호인과 상의했습니다.

정 교수는 “제게 유리하다고 생각된 증거가 어떻게 검찰에만 가면 정반대의 증거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문제의 강사휴게실 PC가 검찰에 임의제출되기 전 동양대에서 이 PC를 본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감출 것이 없다고 생각해 강사휴게실에 그대로 뒀던 PC인데, 그 안에서 생각지도 못한 여러 자료가 나왔다는 겁니다.

정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골이 깨질듯해 3일 정도 잠을 못 잤고, PC의 위치나 사용 기록 등이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포렌식을 통해 사실을 재구성하며 오늘날에 도달했다”고 했습니다. “검찰과 변호인이 증거를 둘러싸고 계속 충돌하는 것을 보고 증거라는 말을 들으면 패닉 상태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이 끝날 무렵 다시 최후 발언 기회를 얻은 정 교수는 작심한 듯 2년의 소회를 읊어나갔습니다. 정 교수는 “배우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된 후 제 삶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상황으로 곤두박질쳤다”고 했습니다. 체중은 15㎏이 빠졌고 수사 단계에서 서너번 실신하는 지경이었는데, “검찰은 수사에서 이미 방향을 정해두고 제 답변은 꼬투리를 잡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딸이 엄마를 이용한 게 아니라 엄마가 딸을 이용한 것인데 이런 시련과 고통을 안기다니 골백번 후회가 된다”며 딸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1심 법정구속 이후 독방에 갇힌 상황에서 ‘성찰의 시간’을 겪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대학 시절 순수함을 잃어가며 안일한 삶을 살게 됐고, 안정된 노후를 꿈꾸며 불로소득을 꿈꾸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후회스러운 일도 있지만,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사치품을 구매하지 않으며 가사도우미의 도움 없이 동분서주하며 살았다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시련이 끝나면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모쪼록 억울함이 밝혀지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최후 진술을 마쳤습니다.

檢 정유라·숙명여고 쌍둥이 소환 "진실·공정의 시간 회복해야"

2년간의 소회를 밝힌 것은 검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국 수사’ 당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었던 고형곤 부장검사는 그간의 시간에 대해 “수사팀이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습니다. 수사 착수부터 기소에 이르는 동안 악의적인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정치적 의혹 제기, 검사를 향한 인신공격성 비난 등이 쏟아졌다는 겁니다.

그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저희 수사에 대한 억측과 비난을 잠재울 길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의도나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유라·조민 타임라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정유라·조민 타임라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정 교수의 마지막 재판에는 ‘정유라’와 ‘숙명여고 쌍둥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정 교수 사건을 ‘국정농단’사건에 비유하면서입니다. 2년간 수사와 공판에 참여한 강백신 부장검사는살아있는 권력자의 부정부패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혹 제기에 따라 수사가 개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유사한 게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사팀을 향한 ▶정치적 수사 ▶검찰개혁에 대응하는 수사 ▶먼지털기식 수사라는 비판에 대해선 “정파적 입장에서 ‘내 편이면 법을 어겨도 괜찮다’는 것은 법치주의와 상극이고 법치주의의 붕괴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거짓의 시간, 불공정의 시간을 보내고 진실의 시간, 공정의 시간을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온 가족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난에는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서원과 자녀가 함께 수사대상이 됐고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에서는 아버지와 자녀가 모두 기소됐다”라며“오히려 가족 중 일부라도 수사 대상이 안 됐으면 다른 사건과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강 부장검사는 “피고인의 범행은 지위를 오남용한 것으로 권력형 부정부패에 해당한다”며 “사문서를 위조해 입시비리로 노력 없는 불로소득을 추구하고, 펀드를 이용해 범죄적 방법으로 불로소득을 추구했으며, 청문회에서 거짓과 진실 은폐로 인사 검증권을 침해해 공직 임명에서의 불로소득을 추구했다”고 했습니다.

변호인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서형석 변호사(LKB)는 “조국 전 장관이 이 사건과 관련해 언제, 누구에게, 어떤 권한을 행사했기에 ‘권력 오남용’이나 ‘부정부패’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간다”고 맞섰습니다. 김종근 변호사도 힘을 보탰습니다. 김 변호사는 정 교수의 행동들을 “실패한 입시와 실패한 투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른바 허위 7대 스펙이라는 증빙서류가 제출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딸 조민씨는 최종 탈락했고, 정 교수가 펀드 투자로 얻은 이익도 거의 없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는 “조국이라는 사람을 표적으로 하는 전형적인 표적 수사”라며 “아무리 작은 부분도 샅샅이 뒤져 기소하고 스치기만 해도 공범으로 최대한 넓게 수사했다”며 “이런 관점에서 피고인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다음 달 11일 선고…檢 징역 7년, 벌금 9억원 구형

법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검찰과 정 교수 사이는 좁힐 수 없는 평행선처럼 멀기만 합니다. 정 교수는 1심 결과를 두고 “참담했다”라고 했지만, 검찰은 1심 때 구형과 똑같이 징역 7년, 벌금 9억원을 구형했습니다.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2번의 공판준비기일과 6번의 공판기일이 열렸습니다. 공판 사이 사이에도 수차례 의견서로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은 재판이 끝나는 날까지 어느 한 혐의에서도 일치되지 않았습니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하급심은 다음 달 11일이면 끝납니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8월 11일에 항소심 선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항소심 법정에서의 마지막 날, 재판부를 향해 그동안의 속내를 쏟아낸 검찰과 정 교수 측은 2심 판결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요.

이제 모든 절차는 마무리됐습니다. 한 달 뒤, 2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法ON] 상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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