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부, 폭염에 산불까지..."항공기로 물 뿌려도 공중서 증발"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15:23

미국 서부 여러 지역에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곳곳에서 벼락으로 인한 대규모 산불까지 발생해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화재 현장.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화재 현장.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서부 애리조나주의 프레스콧 국유림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가 좀처럼 진압되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소방 항공기까지 추락하는 사고로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소방관 2명 산불 진화중 순직
가뭄·폭염에 벼락 생겨나 산불

애리조나주 토지관리국은 “벼락이 삼나무 분지에 떨어져 화재가 촉발됐다”면서 “화재 진압을 공중에서 지휘·통제하던 항공기가 추락해 두 명의 용감한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현장의 소방관들은 “공기가 너무 뜨겁고 건조해 항공기가 공중에서 떨어뜨린 물이 지상에 닿기도 전에 증발해버린다”며 애로사항을 설명했다.

애리조나주와 접경한 네바다주 북부의 시에라 네바다 산림 지역에도 벼락이 치면서 불이 붙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9일과 10일 이틀만에 화재 규모가 두 배로 커졌고, 연기와 재로 이뤄진 거대한 구름이 생겨났다. 이들 구름이 건조하고 뜨거운 대기와 결합해또 다른 번개를 발생시키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한, 화재를 언제 진압할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는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47.2℃(117℉)를 기록했다.

네바다 북쪽의 아이다호주에는 지난 9일 산불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브래드 리틀 아이다호 주지사는 벼락으로 인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주방위군을 동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1977년 이후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캘리포니아주의 솔튼시티에 자리한 운하의 물이 거의 증발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는 1977년 이후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캘리포니아주의 솔튼시티에 자리한 운하의 물이 거의 증발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CNN 방송은 미국 서부 지역 전역에서 발생하는 산불 재해의 원인으로 “극심한 폭염과 가뭄”을 꼽았다. 실제로 미국가뭄모니터(US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서부 지역 90% 이상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도 지난해 7월 대비 가뭄의 규모가 2배에 달한다. CNN은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이 장기간 결합되면서 해당 지역 초목이 바싹 건조된 상태며, 강한 바람까지 불고 있다”며 “어떤 불씨든 위험한 크기와 강도의 화재로 쉽게 번질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CALFIRE)에 따르면 올해 캘리포니아에서는 4599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75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고 4만2000에이커(170㎢)가 더 불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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