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코로나 팬데믹 속 급증하는 HIV 감염 대책 시급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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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연숙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일 펼쳐지는 질병과의 전투는 다른 감염 질환에서도 같다. 불과 30년 전 국내 첫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원인 바이러스) 감염자가 보고됐다. 당시 HIV 진단은 ‘죽음’을 뜻했다. 바이러스를 억제할 치료제가 없었다. 수년간 치료제는 혁신적으로 개발돼 여러 알을 복용해야 했던 시절을 지나 하루 한 알로 만성질환처럼 HIV를 관리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이 더욱 중요해졌다. 누구나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생사를 떠나 삶의 질을 높이며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 칼럼] 김연숙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근 코로나19로 감염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음에도 HIV 감염관리는 소홀해지고 있다. 보건소 업무가 중단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지난해 HIV 신규 감염자 보고 건수는 2019년 대비 약 30% 감소했다. 보건소가 문을 닫자 HIV 신규 감염 건수가 급감한 것이다.  국내 HIV 감염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증가하는 HIV 감염 건수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HIV 신규 감염자는 지난 10년 동안 23% 감소했지만 국내는 46%나 증가했다. HIV 감염자 증가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칠레와 함께 한국이 유일하다.

 HIV 감염관리의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지난해 보건소 이용 제한과 신규 감염자 보고 건수 급감과의 연관성에 대해 추가 파악이 필요하다. 보건소 마비로 진단받지 못한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 감염 위험을 줄여야 한다. 둘째, 숨은 감염자가 검진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보건소 재개와 다른 검사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보건소 이외에도 병·의원, 서울 소재 상담소, 자가 진단키트 등을 검사가 가능하다. 셋째, HIV 예방법을 홍보해야 한다. 안전한 성생활과 정기적 HIV 검사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HIV 감염 예방이 가능한 먹는 약 ‘PrEP 요법’(노출 전 예방요법)이 도입됐다. 미국·대만처럼 적극 도입해 감염 확산세를 반전시키는 방법도 있다.

 올해 1월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예방·관리 강화를 목표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질병관리청도 에이즈 검진·치료 강화 및 전 국민 인식 개선을 과제로 꼽았다. 어느 때보다 소외되는 감염병이 없도록 즉시 시행 가능한 HIV 감염관리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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