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소다·식초 푼 물 헝겊에 적셔 닦고 에어컨 튼 뒤 5분 환기로 곰팡이 ‘싹~’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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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장마철은 집 안 곰팡이가 왕성하게 번식하는 최적기다. 화장실·주방뿐 아니라 벽지와 옷장 등 구석구석 곰팡이가 기승을 부리기 쉽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 씨앗(포자)이 높은 습도와 수분, 적절한 온도를 만나면 음식·벽·바닥 등 어디에서든 곰팡이가 자란다. 곰팡이 미세 입자는 가족 건강을 위협한다. 아토피 피부염·천식·알레르기 비염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유영(소아청소년과) 고대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장과 함께 장마철 곰팡이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법을 알아본다.

곰팡이 핀 음식은 모두 버려야
옷장엔 제습제·참숯 함께 넣고
세탁기는 연 3~4회 정기 청소

 집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천장·벽면에 흘렀던 물 자국이 보이면 집 어딘가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신호다. 곰팡이가 성장하는 최적의 조건은 25~30도, 습도 60~80%다. 습도가 60% 이상으로 올라가면 실내 곰팡이 농도가 2.7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공기 중에 퍼지는 곰팡이 포자는 병을 몰고 온다. 쾨쾨한 냄새 탓에 메스꺼움과 피로감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미세한 포자가 호흡기를 침투하면서 면역 이상, 감염, 과민성 폐렴,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한다. 곰팡이 때문에 악화하거나 발생하는 흔한 질환은 알레르기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 곰팡이는 알레르겐·베타글루칸 등 독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천식·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곰팡이, 아토피·천식·비염 원인  

곰팡이가 호흡기 안으로 들어가면 기도 상피세포 내에서 발아·증식을 하고, 면역 체계의 불균형을 초래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또 곰팡이의 작은 입자는 하부 기도까지 깊이 침투해 기도의 염증과 폐쇄를 일으킬 수 있다. 곰팡이에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한 천식 환자는 다른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보다 증상이 심하고 낮은 폐 기능을 보이는 등 중증 천식과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학연구원은 2004년 곰팡이를 ‘천식 유발인자’로 정의했다.

 면역 체계가 약해진 사람들과 만성 폐 질환을 가진 사람 역시 폐 속에 곰팡이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부유 곰팡이 중 대표적인 아스페르길루스가 폐에 들어가면 폐 기능을 감소시키고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일부 곰팡이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소를 생성한다.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고, 세포 조직을 손상해 암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것이 아플라톡신·오크라톡신·파튤린 등이다. 곰팡이가 핀 음식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음식물 일부에만 곰팡이가 생겼더라도 음식 전부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아깝다는 이유로 곰팡이가 생긴 부분만 떼어내고 먹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가 들어 있을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질환자, 노약자는 먹어선 안 된다. 이 밖에도 곰팡이는 무좀이나 사타구니의 완선, 몸통·두피의 어루러기 등 피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문제는 가정에서 곰팡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곰팡이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과 틈새, 벽지 안쪽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곰팡이의 집락 수는 외벽의 결로 현상, 환기나 채광이 부족한 곳에서 높아진다. 당장 주거 환경을 개·보수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잦은 환기와 청소 등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곰팡이 제거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마스크·장갑 착용해 곰팡이 제거

여름휴가 등으로 오래 집을 비운 후 다시 집에 들어갈 때 눅눅해진 집 안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면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해야 한다. 평소 가구를 배치할 때는 벽에서 조금 떨어뜨려 공간을 두는 것이 좋다. 가구를 바짝 붙이면 벽면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잘 생긴다. 벽지에 생긴 곰팡이는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새로 도배를 해야 한다. 곰팡이 발생이 적은 부위라면 마른 걸레에 식초를 묻혀 닦아낸다. 잘 없어지지 않으면 칫솔이나 브러시로 긁어서 제거한다.

 곰팡이를 닦아낼 때는 마스크와 장갑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포자가 공기 중에 퍼져 인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곰팡이를 제거하는 장소의 문은 반드시 열어둔다. 밀폐된 공간에서 세정제를 사용하면 염소 기체가 발생해 현기증·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집 안 곳곳 곰팡이 제거하려면

곰팡이는 애초에 발생을 막는 게 올바른 관리다. 적절한 습도 조절과 환기가 관건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장마철엔 실내 습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집 안 곳곳에 자란 곰팡이를 제거하는 방법과 곰팡이 발생 예방법을 알아본다. 자세한 내용은 ‘생활 속 곰팡이 관리 매뉴얼’(국립환경과학원)을 참조.

화장실·주방

늘 물기가 있는 화장실·주방은 곰팡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평소에 문·창문을 열고 습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이나 약봉지에 들어 있는 건조제(실리카겔)를 한 곳에 모아 욕실에 매달아 놓으면 습기를 없애 곰팡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미 곰팡이가 낀 욕실 바닥은 헝겊에 소다 푼 물을 적셔 닦는다. 소다와 식초를 함께 사용하면 오래된 곰팡이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 싱크대 주변의 실리콘 이음새, 타일 틈새는 곰팡이의 주요 서식지다. 락스나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고 휴지로 덮어 하루 정도 그대로 두었다가 닦아낸다. 청소용 솔로 문지르면 쉽게 지워진다.

에어컨

에어컨에도 곰팡이가 산다. 에어컨 곰팡이 관리를 위해서는 에어컨을 틀고 나서 5분 정도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처음 작동한 후 3분 동안 배출되는 곰팡이의 양이 60분 동안 배출되는 곰팡이 양의 70% 정도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에어컨을 끄기 전에는 송풍(건조) 모드를 이용해 에어컨 내부를 말리는 습관을 들인다. 정기적인 청소도 중요하다. 에어컨 필터는 먼지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만큼 외부의 오염 물질로 더러워져 있다. 또 먼지 내에 있는 곰팡이 포자를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최소한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것이 좋다. 칫솔로 에어컨 필터의 먼지를 털어낸 다음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 세척한다. 물 1L에 식초 한 스푼을 넣어 닦아도 효과적이다. 에어컨 날개도 작은 빗자루를 이용해서 먼지를 털어내고 소다를 희석한 물을 묻힌 걸레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단, 이를 제대로 청소·건조하지 않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면 위험하다. 죽은 곰팡이 사체가 바람을 통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탁기

항상 물을 사용하는 세탁기에도 곰팡이가 잘 서식한다.

1년에 3~4회 주기적으로 곰팡이를 제거해야 한다. 세탁기에 뜨거운 물을 가득 받아 전용 세제나 빙초산 300mL를 반나절 정도 넣어 둔다. 이후 일반 세탁 코스로 돌리면 된다. 드럼세탁기는 전용 세정제를 넣고 삶기 코스로 돌리면 곰팡이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옷장

옷장에 습기가 차면 곰팡이와 좀이 생긴다. 통풍이 잘되도록 공간이 여유롭게 옷을 수납한다. 비닐로 옷을 덮어놓으면 습기가 찰 수 있으므로 피한다. 습기 제거제와 참숯을 함께 넣어두면 좋다. 면 옷에 생긴 곰팡이는 락스와 소다를 물에 희석해 곰팡이 부분을 담가두면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모·실크·가죽 등이 곰팡이로 망가졌다면 원상태로 복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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