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그날, 털 밀면 냄새 안 난다? 깎으면 굵어진다? 사실은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00:04

업데이트 2021.07.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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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의 계절을 맞아 제모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흔히 겨드랑이와 비키니 라인을 중심으로 미모를 가꾸기 위해 제모를 선택한다. 면도날로 털을 깎고, 제모 크림으로 털을 녹이고, 왁싱으로 털을 뽑고, 레이저 제모로 털 생성 세포를 파괴하는 등 제모 방식은 다양하다. 그런데 특정 질병의 예방을 목적으로 제모를 선택하거나, 제모 전후 별다른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등 제모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만연하다. 제모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파헤친다.

털을 밀면 더 굵게 자란다?

털은 성장 주기에 따라 말단으로 갈수록 가늘고 뾰족해진다. 반면에 표피에 가까운 털은 상대적으로 두툼하다. 연세스타피부과의원 김영구 대표원장은 “모낭 근처의 털을 면도날로 밀면 이어서 자라난 털의 단면은 기존의 털끝보다 굵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털이 굵게 보이지만 제모로 인해 털 굵기가 변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족집게나 왁싱으로 털을 밀지 않고 뽑으면 털이 원래의 성장 주기대로 처음부터 자라므로 왁싱 후 새로 올라온 털은 기존보다 가늘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라면서 원래의 굵기를 회복한다.

[건강한 가족] 제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털 잘못 뽑으면 묻힐 수 있다?

털을 뽑는 과정에서 일부 털이 모근(털의 뿌리) 근처에서 끊어지면 ‘인그로운 헤어’(매몰 모)가 생길 수 있다. 인그로운 헤어는 왁싱할 때 털이 뽑히지 않고 중간에서 끊어진 경우 오그라들면서 피부 안에 파묻힌 현상을 말한다. 인그로운 헤어가 있으면 털이 피부를 뚫고 나올 때까지 제모를 피해야 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정보영 교수는 “인그로운 헤어가 깊이 박혀 있다면 섣불리 건드리지 말고 피부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게 좋다”며 “스스로 매몰된 털을 꺼내려다 상처가 나거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과·가정의학과 등 레이저 제모를 시술하는 병·의원에서는 레이저로 모낭을 파괴하거나 소독한 의료기구로 해당 부위를 살짝 짜서 인그로운 헤어를 꺼낸다. 털이 빠져 텅 빈 부위에는 피부 상재균이 침투해 모낭염과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다. 왁싱 후에는 냉찜질로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제모 후 피부색 변할 수 있다?  

레이저 제모의 부작용 가운데 ‘염증 후 색소 침착’이 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레이저 제모 후 일부에서 모낭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케모카인·성장인자 등을 분비하면서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촉진한다”며 “결국 피부가 거뭇거뭇해지면서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레이저 제모 직후엔 자외선 노출, 목욕, 때 밀기 등의 자극은 피해야 한다. 고 교수는 “비교적 까만 피부를 가진 사람, 여름철 햇빛에 피부가 이미 탄 사람은 레이저 제모 시술 후 염증이 발생하면 색소가 더 잘 침착될 수 있다”며 “레이저 제모 후 피부가 붉은 현상(발적)이 수시간 지속하면 시술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왁싱·면도 방식의 제모를 자주 실시하는 것도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염증을 만들어 홍반을 유발할 수 있다. 홍반이 지속하면 피부가 갈변했다가 거뭇거뭇해질 수 있다. 제모 직후엔 염증과 홍반을 막고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보습과 냉찜질이 권장된다. 일조량이 많고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돼 피부가 강한 자극을 받은 날엔 제모를 피한다. 또 제모 후엔 선크림을 발라 자외선을 차단한다.

 제모하면 질염 예방 도움된다?  

생리 냄새는 생리혈에서 기인한다. 음모 자체가 생리 냄새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모가 많으면 생리혈이 생리대에 충분히 흡수되지 못하고 음모와 뒤엉켜 생리 냄새가 증가할 수 있다. 아이디병원 쁘띠센터 황성현 원장은 “실제로 내원해 음모를 없앤 여성 가운데 제모 전보다 생리 냄새가 줄어든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생리 기간에 제모하는 건 권장되지 않는다. 생리 기간엔 호르몬 변화로 피부가 예민해져 제모 후 염증, 알레르기 반응이 더 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질염 예방을 위해 제모를 선택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제모가 질염을 예방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미 질염이 발생한 경우 염증 치료와 제모를 병행하면 질염의 분비물이 털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회음부 모낭 주변의 세균 번식을 막아 증상의 악화를 막는 데 약간은 도움될 수 있다.

 제모는 언제든 해도 상관없다?

레이저 제모는 모근과 모낭을 유지한 상태에서 시술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레이저 시술 한 달 전부터는 왁싱 등으로 털을 뽑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 시술 2~3일 전 털을 가볍게 면도한 후 받는 게 좋다. 선탠 직후 레이저 제모는 피한다. 이미 멜라닌 세포가 과잉 생성되고 피부가 예민해진 상태에서 레이저 제모를 시도하면 염증 후 색소 침착, 화상 등 부작용 우려가 커져서다. 반대로 레이저 제모를 한 경우 적어도 일주일은 선탠을 피한다. 레이저 후 색소 침착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수술 후 절개창의 감염을 막기 위해 수술 전 제모하는 경우가 있다. 수술 당일 절개창 부위의 제모로 인해 미세한 상처가 나면 수술 후 감염 위험을 높이므로 보통은 수술 전날에 제모를 시행한다. 수술 전엔 면도날·왁싱보다 상처 위험이 덜한 전기 면도기나 제모 크림이 권장된다. 대부분 의료진이 제모를 직접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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