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켓·골프도 했던 바티, ‘윔블던 퀸’ 됐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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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애슐리 바티가 윔블던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손바닥만 했던 10년 전 주니어 트로피와 달리 아주 크다. [로이터=연합뉴스]

애슐리 바티가 윔블던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손바닥만 했던 10년 전 주니어 트로피와 달리 아주 크다. [로이터=연합뉴스]

애슐리 바티(25·호주·세계랭킹 1위)가 윔블던에서 1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다시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훨씬 크고 더 영롱한 시니어 트로피였다.

10년 전 주니어 이어 시니어 정상
166㎝ 단신이지만 파워 뛰어나
골프서도 우승 “시야 더 넓어져”
도쿄올림픽 유력 금메달 후보

바티는 1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9·체코·13위)를 세트 스코어 2-1(6-3, 6-7, 6-3)로 이겼다. 바티는 지난 2019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70만 파운드(26억9000만원)다. 호주 선수가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것은 1980년 이본 굴라공 이후 올해 바티가 41년 만이다.

바티가 윔블던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 아니다. 15세였던 2011년 주니어 시절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아마추어 대회이기 때문에 두둑한 상금은 없었다. 잠깐 화제가 됐지만, 관심에서 멀어졌다. 시니어로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서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티는 “윔블던은 테니스가 태어난 곳이다. 선수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곳이다. 나도 주니어 시절 놀라운 경험을 했다. ‘언젠가 시니어에서도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키 1m66㎝인 바티는 플리스코바(1m86㎝)보다 20㎝나 작다. 그러나 딴딴한 몸에서 나오는 파워가 강력하다. 허를 찌르는 슬라이스 샷을 날리는 등 지능적인 플레이도 잘한다. 결승전에서도 플리스코바와 힘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서브에이스도 7개(플리스코바 6개), 공격 성공 횟수 30회(플리스코바 27회)를 기록하며 대등하게 경기하면서 승리했다.

바티는 201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후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면 메이저 2승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물거품이 됐다. 프랑스오픈은 연기됐고, 윔블던은 취소됐다. 결국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메이저 대회를 전부 건너뛰었다.

애슐리 바티

애슐리 바티

올해 코트로 돌아온 바티는 왼쪽 허리와 골반 통증으로 프랑스오픈 2회전에서 기권했다. 그는 2개월 재활치료 진단을 받아 윔블던에 출전하지 못할 거로 보였다. 그런데 한 달 만에 통증이 호전돼 윔블던에 참가, 우승까지 일궜다. 바티는 “윔블던에 출전한 한 것 자체가 기적인데 우승까지 하다니 놀랍다”며 감격했다.

바티는 아직 20대 중반이다. 그러나 세상 경험은 중년 못지않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투어 생활에 지쳤던 그는 18세 나이에 테니스 라켓을 놓고 코트를 떠났다. 그리고 호주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을 시작했다. 취미로 그치지 않고 프로팀에 입단해 브리즈번 히트와 퀸즐랜드 파이어 등 호주 크리켓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투어를 중단했던 지난해에는 골프에 도전했다. 지난해 9월 호주 브리즈번 브룩워터GC(파72)에서 열린 지역 골프 대회인 클럽챔피언십에서 합계 13오버파 157타로 우승했다. 바티는 “(코트를 떠났을 때도) ‘테니스를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다른 스포츠를 하면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새로워진다”고 전했다.

바티의 다음 대회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이다. 그는 세계 2위 오사카 나오미(24·일본)와 함께 테니스 여자 단식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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