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 디디추싱 때리기…죄명은 ‘양봉음위’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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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디디추싱의 티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디디추싱의 티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차량호출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이하 디디)이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베이징(北京) 지도부를 자극해 괘씸죄에 걸렸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0일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 내부에서 디디의 미국 상장을 ‘양봉음위(陽奉陰違·겉으로 복종하지만, 속으론 따르지 않는 행위)’로 여긴다고 전했다.

뉴욕 상장 괘씸죄, 앱마켓서 삭제
북한 장성택 숙청 때 죄목과 같아

양봉음위는 지난 2013년 12월 북한이 장성택 당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할 때 적용한 죄목이다. 중국에선 2014년 12월 당시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과 2017년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제거할 때 각각 적용했다.

앞서 지난 2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디디의 신규 회원 등록을 정지시켰으며, 4일엔 디디 애플리케이션을 중국 내 모든 앱 마켓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9일엔 운전기사와 기업용 등 디디 계열 앱 25개 전체를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지난 주말 트위터에 유포된 ‘디디 사건 해독(解讀)’이란 문건은 “이런 속전속결 응징의 배경에 ‘중앙’의 분노가 자리 잡았다”고 주장했다.

디디 사태로 중국 빅 테크 기업의 미국 상장은 차단될 전망이다. 10일 인터넷판공실은 ‘인터넷 안전 심사 방법’ 수정안을 발표, 회원 100만 명 이상의 중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할 때는 반드시 국가 안보 위해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게 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이 사실상 허가제로 바뀌는 셈이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 경영대 교수는 SCMP에 디디의 미래에 대해 “최악의 경우 운영을 중단하거나 지배적인 시장 지위를 상실할 수 있고, 최상의 경우 시정 지시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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