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갑질 재발 막아라” …'별점 테러' 차단 법제화 추진

중앙일보

입력 2021.07.11 15:29

업데이트 2021.07.11 15:41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8일 이른바 ‘진상손님’으로부터 별점 테러를 당했다. 이 손님은 4만원 상당의 세트 메뉴를 배달 주문한 뒤 “음식에서 철 수세미가 나왔다”며 항의했다. A씨는 “매장에서 철 수세미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통하지 않자 결국 결제 금액 중 일부를 환불해줬다.

방통위, 플랫폼 이용 사업자 보호방안 마련

하지만 곧이어 먹다 남은 음식에 담배꽁초를 버려 놓은 음식 사진과 함께 악성 리뷰가 올라왔다. 전액 환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어 A씨는 이 손님으로부터 세 개의 다른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통해 욕설 테러까지 당했다.

리뷰이벤트에 참여해 받은 과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별점 3개를 준 리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리뷰이벤트에 참여해 받은 과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별점 3개를 준 리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A씨가 10일 회원 수 77만여 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린 글이다. 이 카페엔 하루에도 10건 안팎의 ‘악성 리뷰’와 ‘별점 테러’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온다.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 사건’으로 불리는 식당 주인 사망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방통위 ‘가이드라인’ 등 5대 대책 발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통위는 11일 “악성 리뷰와 별점 테러의 사각지대에 놓인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해 5가지 정책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별점 제도 개선을 위한 운영지침을 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와 고객 모두 공정하고 투명하게 리뷰ㆍ별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서비스 리뷰ㆍ별점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에 이 가이드라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5월 쿠팡ㆍ네이버 쇼핑ㆍ배달의민족ㆍ넷플릭스 등 9개 배달ㆍ쇼핑 플랫폼 사업자를 신규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 대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플랫폼 이용 사업자와 이용자의 원스톱 피해 구제 방안도 내놓는다. 플랫폼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 방통위가 바로 접수해 대응하거나 소관 기관ㆍ기구에 신속히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피해 사례에 대해선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 상담을 제공하고, 축적된 상담 사례는 ‘인터넷 피해 핸드북’으로도 발간할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 추진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골목상권협의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가 지난달 28일 '새우 튀김 갑질 방조' 관련, 쿠팡이츠에 대한 불공정약관심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골목상권협의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가 지난달 28일 '새우 튀김 갑질 방조' 관련, 쿠팡이츠에 대한 불공정약관심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적으로는 악성 리뷰ㆍ별점 테러 피해 예방을 위해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유통되는 정보가 과장ㆍ기만성이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되는 등의 조건을 갖추면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별도로 방통위는 국회 과방위에서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이 통과될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 사업자의 거래에 관해 구체적 권리와 의무 사항을 명시하도록 권고할 수 있게 된다. 또 플랫폼분쟁조정위원회가 마련되고,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 사업자에 차별적인 조건을 부과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일상의 많은 부분이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고 있어 관련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정책부터 장기적 제도 개선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태그 구름’ ‘키워드 리뷰’로 대체  

네이버가 새롭게 도입하는 '키워드 리뷰'의 예시 화면.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새롭게 도입하는 '키워드 리뷰'의 예시 화면. [사진 네이버]

플랫폼 사업자 차원에서 자정 노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네이버는 지난 9일 “사용자가 방문한 가게의 매력을 선정해 리뷰하는 ‘키워드 리뷰’를 식당ㆍ카페 업종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다”고 밝혔다. 키워드 리뷰는 ‘재료가 신선해요’ ‘디저트가 맛있어요’ 등 업종별 대표 키워드 중에서 방문 경험에 가까운 키워드를 고르는 리뷰 방식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3월 별점에 대해서도 ‘태그 구름’으로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점 기반의 별점 대신 리뷰에 작성된 내용을 AI 기술로 추출해 주요 키워드를 통계 정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플레이스 리뷰를 담당하는 이융성 책임리더는 “키워드 리뷰는 지역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의 가게가 본연의 매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소개될 수 있는 새로운 리뷰 환경 조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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